큰 경기에서 잘 던지고 잘 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수비다. 사소한 실수 하나가 대량실점의 불씨가 되기 때문이다.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를 준비하고 있는 한국대표팀 코칭스태프도 개개인의 기량보다 수비를 강조하고 있다.
수비는 팀플레이다. 아주 미묘한 차이로 호수비가 실책, 실책이 호수비가 될 수 있다. 같은 팀에서 오랫동안 함께 호흡을 맞춘 선수들은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각 팀에서 모인 대표팀은 얘기가 달라진다. 특히 이번 대표팀은 지난달 26일부터 소집돼 훈련해왔지만, 한국시리즈를 치른 두산과 삼성 선수들은 3일에야 합류했다. 제대로 손발을 맞출 시간이 없었다. 선동열 대표팀 투수코치는 “합동 훈련한 시간이 이틀밖에 없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대표팀 키스톤콤비 정근우(33·한화)와 김재호(30·두산)도 손발을 맞출 시간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우려는 기우였다. 이들은 4일 열린 쿠바와의 ‘2015 서울 슈퍼시리즈’ 1차전에서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날 김재호는 2회초 무사 1루서 요스바니 알라르콘의 유격수 땅볼을 잡아 스타트가 빨랐던 1루주자를 잡기 위해 2루수 정근우에게 글러브로 토스했다. 송구가 다소 낮았지만 정근우가 이를 잡아내며 선행주자를 아웃시켰다. 3회 무사 1루선 교과서에 나올 법한 완벽한 병살플레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김광수 대표팀 수비코치는 5일 “대표팀은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모인 곳이다. 기량에 대해 평가할 부분이 없다”며 “다만 수비는 리듬과 타이밍이다. 선수마다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합을 맞추는 게 중요했는데, 정근우와 김재호는 문제가 없다. 아직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경기를 계속 치르면서 서로의 스타일을 파악하면 더 좋아질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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