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를 준비하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쿠바와의 슈퍼시리즈를 끝으로 마지막 실전 훈련을 마쳤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의 고민은 여전했다.
5일 슈퍼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우규민(LG)이 3이닝을 던지고 6명이 1이닝씩 던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날 선발 투수들의 투구 수를 신경 쓰다 아예 공을 던져보지 못한 투수들을 마운드에 올리기 위해서다. 하지만 우규민은 1회도 미처 마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쿠바 상대 타자 4번 율리에스키 구리엘이 때린 타구가 정면으로 날아와 우규민의 오른손을 강타했기 때문이다. 그라운드에 드러누운 우규민은 공 13개를 던지고 장원준(두산)과 교체됐다.
전날 1차전에서는 쿠바의 무기력함이 문제였다. 김광현(SK)과 이대은(지바 롯데) 모두 호투했지만 안정적인 경기 운용을 검증하기엔 충분하지 않았다. 쿠바 타자들이 공격적으로 배트를 휘두르는 바람에 두 선수의 투구 수는 각각 38개와 44개에 그쳤다. 애초 김광현은 50개, 이대은은 70개 정도 던지게 하려던 계획과는 차이가 있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투수들의 투구 수가 너무 적었다. 또 계속 리드 상황이라 위기 상황, 주자 있는 상황에서의 대응을 볼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타자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8일 한국과의 개막전 선발로 낙점된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는 시속 160km에 이르는 강속구가 주무기다. 길게는 한 달 가까이 실전 배팅을 하지 못한 대표팀 타자들에게 오타니의 빠른 공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날에 이어 이날도 대표팀 타자들이 타석에서 본 가장 빠른 공은 143km 수준에 그쳤다. 쿠바 투수진은 직구보다는 슬라이더, 체인지업, 너클볼 등 다양한 변화구로 승부했다. 148km로 가장 빠른 공을 던진 예니에르 카노는 9회에야 등판했다. 김 감독은 “충분하진 않았지만 그나마 여러 변화구를 본 게 선수들에게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이 되는 건 그동안 각각 발가락과 발꿈치 부상으로 빠졌던 양의지(두산)와 김상수(삼성)까지 모두 타석에 섰다는 것 정도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쿠바에 1-3으로 패했다.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고 1실점(2자책점)한 뒤 타구에 맞은 우규민은 패전의 멍에를 썼다. 대표팀은 6일 일본으로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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