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방문경기 이기면 챔피언 확정, 2003년 성남 이후 첫 연속우승 달성
최강희 감독은 4번째 정상 신기록
지난해 11월 8일. 프로축구 전북의 최강희 감독(56·사진)과 선수들은 제주도의 한 호텔에서 저녁 식사로 소머리국밥을 먹은 뒤 제육볶음을 곁들인 치맥(치킨과 맥주) 파티를 열었다. 이날 전북은 제주와의 경기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둬 남은 3경기의 결과에 상관없이 2014시즌 K리그 클래식 우승을 확정했다. 방문경기에서 우승을 확정한 전북 선수단이 안방 팬들 앞에서의 공식 우승 세리머니에 앞서 조촐한 파티를 연 것이다.
꼭 1년의 시간이 흐른 8일. 전북이 이번에도 제주에서 우승 자축 파티를 열 수 있을까. 이날 제주 방문경기에 나서는 전북이 승리하면 남은 두 경기의 결과에 관계없이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다. 두 시즌 연속 우승은 성남이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2003년 이후 나오지 않고 있다.
5일 현재 승점 69(21승 6무 8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전북이 36라운드 제주전에서 이기면 승점 72가 된다. 승점 62로 2위인 포항이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기면 승점 71이 된다. 제주전에서 우승을 확정하지 못해도 포항과의 승점 차를 감안하면 전북은 우승으로 가는 9분 능선을 이미 넘어섰다. 하지만 이번 주말 36라운드 경기 후 K리그 클래식은 국가대표팀 A매치 일정으로 21일에야 37라운드가 열려 제주전에서 우승을 확정짓지 못하면 전북은 2주일을 더 기다려야 한다.
전북이 8일 우승을 확정하면 K리그에서는 또 하나의 새 기록이 나온다. 통산 4회 우승 사령탑 탄생이다. 2005년 전북 지휘봉을 잡은 최 감독은 2009년 전북에 창단 후 첫 우승을 안겼고, 2011년과 2014년에도 전북을 정상으로 이끌어 통산 3회 우승 감독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국내 프로축구에서 3차례 우승한 사령탑은 박종환 전 일화 감독과 고 차경복 전 성남 감독 등 3명뿐이다. 특히 전북이 올 시즌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으면 최근 5시즌 중 3차례 정상을 차지하면서 K리그 최강의 명문 팀으로 자리를 확고히 굳히게 된다.
전북의 최고참 이동국(36)은 “전북에서 감독님과 함께 K리그의 새 역사를 써 나갈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고 즐겁다. 제주전을 잘 준비해서 2년 연속 우승과 함께 감독님을 최다 우승 감독의 자리에 올려 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제주는 K리그에서 플레이오프 제도가 폐지되고 단일 리그제가 도입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2차례나 정규리그 우승 확정 경기의 희생양이 됐다. 조성환 제주 감독(45)은 “이번에는 작년처럼 우리 안방에서 전북의 우승을 허락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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