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액 높아 놀랐다”…박병호에 ‘146억원’ 베팅한 구단은 어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8일 17시 10분


“생각보다 금액이 높아 놀랐다.”

메이저리그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결과를 전해들은 프로야구 넥센 박병호(29)의 말이다. 넥센은 7일 “박병호에 대한 이적료로 1285만 달러(약 146억 7470만 원)를 적어낸 팀이 있어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박병호에 대한 포스팅 금액은 지난해 피츠버그가 강정호(28)에게 제시했던 500만2015 달러(약 57억1230만 원)보다 2.5배 이상 많다. 아시아 타자 중에서는 이치로(42·마이애미)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시애틀은 2000년 이치로를 영입하는 대가로 1312만5000 달러를 제시했다.

일본 삿포로에서 국제야구소프트볼연맹(WBSV) 프리미어 12 대표팀 훈련을 하다 소식을 전해들은 박병호는 인터뷰에서 “포스팅은 내가 판단할 수 없는 과정이어서 계속 기다리고만 있었다”며 “일단 구단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어떤 팀인지 모르겠다. 이제부터 구체적인 조건을 에이전트와 상의해야 한다. 딱히 정해 둔 계약 금액은 없다. 일단 도전하는 자세로 준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포스팅 진행 과정에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일단 최고 입찰액만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전달했다. 팀 이름은 국내 구단이 포스팅 금액을 받아들이기로 했을 때만 확인할 수 있다. 응찰한 메이저리그 구단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포스팅 금액을 통보한 날이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쉬는 주말이어서 늦으면 한국 시간으로 10일이나 돼야 공식적으로 포스팅에 응한 구단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보면 12개 구단이 응찰했고, 이 중 보스턴이나 세인트루이스가 최고액을 적어냈을 확률이 가장 크다.

두 팀 모두 거포 1루수가 필요한 상태여서 박병호에게 충분한 기회를 줄 수 있다. 1루수로 출전한 선수들의 올 시즌 OPS(출루율+장타력)에서 보스턴은 0.731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20위에 그쳤고, 세인트루이스는 0.702로 28위였다. 하지만 두 팀 모두 극성팬이 많아 박병호가 시즌 초반 부진하면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있다. 성격이 여린 박병호에게는 좋지 않은 부분이다.

알려진 대로 두 팀이 끝까지 박병호를 놓고 경쟁했다면 놓친 팀은 이대호(33·소프트뱅크) 영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박병호는 “이대호 선배는 저와 달리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만큼 우리 둘 다 좋은 방향으로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삿포로=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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