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양(22·NC)이 특유의 강심장을 앞세워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에서 강렬한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12일 대만 타오위안구장에서 열린 대회 조별예선 B조 베네수엘라와의 3차전에서 13-2로 앞선 7회초 마운드에 올라 연속 3탈삼진으로 콜드게임 승리를 마무리했다. 공 13개(스트라이크 10·볼 3개)로 베네수엘라 타자들을 꽁꽁 묶었다.
이태양은 이번 대회를 통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청주고 2학년 때인 2009년 제6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맹활약하며 2010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멤버로 발탁된 적은 있지만, 성인대표팀은 처음이다.
이태양은 2011년 넥센의 선택을 받았지만 2012년 신생팀 특별지명을 통해 이적한 NC에서 뛰고 있다. NC에서 선발로서 재능을 인정받았고, 올해 처음으로 10승(5패·방어율 3.67)을 달성하며 태극마크까지 다는 영광을 안았다.
대표팀 발탁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들은 나라를 대표해서 뛴다는 중압감과 한 번도 상대해본 적 없는 투수, 타자와 싸워야 한다는 부담감을 이겨내야 한다. 대표팀 분위기에 빨리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다. 민병헌(28·두산)은 “이전부터 알고 지낸 선수들이지만 한 팀으로 생활하는 건 또 다른 얘기”라며 “대표팀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나도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이제 조금 편해졌다. 적응이 된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이는 이태양에게 문제되지 않았다. 그는 대표팀에 합류한 직후 “대표팀이라고 크게 다른 건 없는 것 같다. 긴장되거나 그렇지 않다. 선배들이 다 잘 대해주신다”고 말했다. 평소에도 잘 긴장하지 않는 강심장을 자랑하는 그다운 말이었다. 물론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책임감은 강하다. 그는 “보직에 상관 없이 나가게 되면 열심히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이태양은 자신이 한 말을 지키려는 듯 첫 등판부터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베네수엘라 타자들은 이태양의 공에 타격 타이밍을 아예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국가대표로서 첫 걸음이었지만, 이태양은 확실하게 눈도장을 받아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