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단단해지는 슈틸리케호 수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2015년 19경기서 4골만 허용… 평균실점 역대 2번째 적어

울리 슈틸리케 감독(61·사진)이 지휘하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최근 5경기에서 19골을 넣었다. 경기당 평균 4골에 가까운 득점력이다.

이 같은 막강 화력에 가려 그동안 대표팀의 수비력은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최근 6경기 무실점을 포함해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치른 23경기에서 18차례나 무실점 경기를 하면서 8골만 내줬다. 두 경기에서 평균 한 골도 허용하지 않은 것이다. 올해 치른 19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4실점으로 경기당 평균 0.21실점이다. 1991년의 0.17실점(6경기 1실점)에 이어 역대 대표팀 중 2위에 해당하는 연간 실점률이다. 강팀을 상대하지 않아 실점이 적다는 지적도 있지만 과거 대표팀의 경우를 감안하면 꼭 그렇게 볼 일만은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후 첫 소집훈련 때부터 무엇보다 대표팀을 탄탄한 수비력을 갖춘 팀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 왔다. 슈틸리케 감독은 파라과이와의 친선경기를 앞둔 지난해 10월 7일 대표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8명의 수비수만 따로 모아 집중 훈련을 했다. 이날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은 가벼운 스트레칭과 러닝만 했다. 독일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인 슈틸리케 감독은 당시 수비 라인의 높이와 수비 위치를 잡아주고, 상대 공격수와 일대일 상황에서의 대응에 대해 직접 시범까지 보여줬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붕(공격)을 먼저 짓는 사람은 없다. 기둥(수비)이 튼튼해야 지붕도 올릴 수 있다”며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한국 축구 사령탑 데뷔전이던 파라과이전의 목표에 대해서도 “무실점 승리”라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12일 미얀마전까지 대표팀에서 출전 시간이 많았던 상위 7명 중 5명이 수비수다. 2위 장현수(1441분), 3위 김영권(1411분), 4위 곽태휘(1173분), 6위 김진수(1092분), 7위 박주호(1035분) 등이 모두 수비수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여러 선수를 번갈아 기용하며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미드필더에서도 출전 시간 1위 기성용(1457분)과 5위 손흥민(1164분) 정도를 제외하고는 전형 변화와 상대에 따라 선발 명단에 변화를 주고 있다.

하지만 수비 라인에서는 변화가 크지 않다. 수비 라인은 선수들 간의 호흡과 안정성이 다른 포지션에 비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는 비교적 약팀들과 상대해 수비 라인에서도 실험이 가능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수비 라인에 변화를 많이 주지 않고 있다. 지금의 대표팀 수비력에 만족한다는 의미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슈틸리케#축구 대표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