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는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를 통해 성공적인 마운드 세대교체의 초석을 깔았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부터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3년 제3회 WBC,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까지 각종 국가대항전에서 대표팀 투수진은 류현진(28·LA 다저스) 김광현(27·SK) 윤석민(29·KIA) 양현종(27·KIA) 오승환(33·한신) 등으로 한정돼 있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김광현, 정대현(37·롯데), 우규민(30·LG)을 제외하고 심창민(22·삼성), 조상우(21·넥센), 이대은(26·지바롯데), 이태양(22·NC) 등 젊은 피가 대거 합류했다. 이들은 사실상 첫 국가대항전임에도 제 실력을 발휘하며 대표팀 마운드의 미래를 밝혔다.
● 포스트시즌 아쉬움 털어낸 조상우-심창민
조상우는 프리미어 12를 통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대회 직전 치른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패, 방어율 10.80으로 부진해 큰 경기에 약하다는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프리미어 12에선 포스트시즌의 아픔을 씻는 호투를 펼쳤다. 8일 일본과의 개막전 3회 2사 만루서 등판해 히라타 료스케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15일 미국전 5회 1사 만루선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추가 실점을 막았다. 위기에서 시속 150㎞의 빠른 공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심창민도 한국시리즈(4경기 등판·방어율 9.00)에서 하지 못했던 자신의 역할을 태극마크를 달고 해냈다. 특히 15일 미국전 7회 2사 후 마운드에 올라 2이닝 1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 이대은-이태양, 우완 실종된 국가대표 마운드의 미래
조상우와 심창민뿐이 아니다. KBO리그에서 실종된 우완 선발투수의 대안으로 선택된 이대은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이태양도 12일 베네수엘라전 7회 마운드에 올라 연속 3탈삼진으로 이닝을 끝내며 눈도장을 받았다.
무엇보다 조상우는 시속 150㎞의 공으로 수호신 역할을 한 오승환, 심창민과 이태양은 ‘국가대표 핵잠수함’ 정대현, 이대은은 국가대항전에서 우완 선발로 활약한 윤석민의 바통을 이어받아 빈 자리를 적절히 메웠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을 만했다. 이들은 비단 이번 대회뿐 아니라 앞으로도 숱한 국가대항전을 치러야 하는 야구대표팀의 미래로서 무궁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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