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활약한 마쓰이 히데키(사진)는 개인 최다인 50홈런을 때렸다. 일본프로야구에서 10년간 뛰며 담장을 넘긴 타구는 총 332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마쓰이는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와 3년 2100만달러에 계약하고 태평양을 건넜다. 당시 그의 나이 29세였다.
2003시즌 개막전에서 마쓰이는 양키스의 5번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최고 투수였던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로이 할러데이를 상대로 1회초 좌전적시타를 쳐 메이저리그 첫 타석에서 안타와 타점을 올리며 스타성을 과시했다. 홈 개막전에선 만루홈런을 터트려 팬들을 열광케 했다. 루키 시즌 106타점으로 제이슨 지암비에 이어 팀 내 2번째로 많은 타점을 올렸지만, 홈런은 직전 해 일본에서 기록한 것보다 34개가 적은 16개에 그쳤다. 메이저리그 10년간 홈런은 175개였다.
미네소타 트윈스 입단이 유력한 박병호(29)는 올 시즌 넥센에서 53개의 대포를 쏘아 올렸다. 2년 연속 50홈런에 4년 연속 100타점을 기록한 박병호의 파워에 반한 미네소타는 예상을 깨고 1285만달러라는 거액의 포스팅 머니를 적어내 독점교섭권을 따냈다.
지난해까지 미네소타는 4년 연속 90패 넘게 당하며 하위권을 전전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꼴찌 후보라는 예상을 깨고 83승79패를 기록하며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다. 비록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연고지인 세인트 폴 출신의 폴 몰리터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첫 해에 큰 성과를 거뒀다.
2016시즌 미네소타가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을 이루기 위해선 타선 보강이 가장 중요하다. 올해 156개의 팀 홈런으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에선 1위를 차지했지만 전체 순위는 16위에 불과했다. 브라이언 도지어(28개), 트레버 플루프(22개), 토리 헌터(22개) 등 3명만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렸다. 40세의 노장 헌터는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해 거포 영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또 팀 내 타율 1위는 조 마우어로 0.265에 불과했다. 연봉 2300만달러를 받은 마우어는 1루수와 지명타자로 출전하며 10홈런 65타점에 그쳤다. 문제는 마우어의 잔여 연봉이 6900만달러나 된다는 점이다. 2009년 마우어는 생애 최다인 28홈런을 쳤다. 그러나 이후 6년 동안 친 홈런은 고작 47개다. 아메리칸리그에선 지명타자와 1루수의 파워 히팅이 절대적 요소다. 미네소타 입장에선 프랜차이즈 스타인 마우어의 기량이 매년 쇠퇴하는 것이 씁쓸할 뿐이다.
이번 오프 시즌에서 미네소타는 박병호 영입에 사활을 걸었다. 마쓰이가 양키스에 입단했을 당시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조금만 부진의 늪에 빠져도 극성스러운 뉴욕 언론들은 ‘그라운드 볼 킹(Ground ball king)’이라며 가만 놔두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조용한 미네소타는 박병호에게 최적의 장소다. 올 시즌 초반 강정호(피츠버그)가 주전 경쟁에서 밀렸던 어려움을 겪지 않을 공산이 크다. 루키 시즌에 타율 0.260에 20홈런 80타점 정도만 기록한다면 미네소타 구단은 자신들의 선수 보는 안목에 스스로 감탄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