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어디도 손아섭(27·롯데)을 원치 않았다. KBO는 24일 ‘손아섭의 포스팅에 응찰액을 제시한 메이저리그 구단이 없다’고 롯데에 전달했다. 롯데는 이 사실을 바로 발표했다. 액수가 적더라도 포스팅에 응한 구단이 한 곳이라도 있었으면 비공개 원칙을 고수할 수 있었겠지만, 메이저리그 전 구단으로부터 무관심을 당한 것이 드러난 이상 ‘굴욕’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2002년 2월 진필중(당시 두산) 이후 KBO리그 역사상 2번째 나온 ‘포스팅 참사’다.
롯데 이윤원 단장은 “아쉽고 당황스럽다”고 짧게 말했다. 최악의 결과 앞에 누구도 할 말이 많지 않았다. 한 롯데 관계자는 “손아섭이 상처를 받았을까봐 가장 걱정된다”고 말했다. 23일 입소한 세종시 32사단 훈련소에서 손아섭은 이 비보를 접했다. 이 단장은 “4주간의 군사훈련 기간 동안, 손아섭이 마음을 잘 추슬렀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3루수 황재균(28)도 관련 서류가 준비되는 대로 25∼26일 포스팅을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역시 훈련소에 들어간 황재균에게 의사를 확인했는데, “(손아섭의 결과에 관계없이) 도전하겠다”는 대답을 들었다. 이 단장은 “황재균은 내야수고, 장타력이 있는 선수라 결과가 다를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황재균에 대해서도 롯데의 기본자세는 “롯데에 남았으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