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부상 이재학, NC 간 후 신인왕 김성배, 롯데 지명받고 팀 마무리 우뚝 2013년 한화 간 이동걸 ‘소금같은 존재’
2011년 11월 22일 각 구단 운영팀장 등은 서울 서초구 교육문화회관(현 더 케이 호텔)에 모였다. 이날 KBO 역사상 처음으로 열린 ‘2012 2차 드래프트’는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다. 각 팀 선수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팀별 40인 보호선수 명단이 공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7순위 지명권을 보유하고 있던 롯데는 두산 김성배를 낙점했다. NC는 2라운드에서 두산 이재학을 뽑았다. 당시만 해도 큰 뉴스는 아니었다. 그러나 NC의 운명을 바꾼 선택이었고, 롯데 마무리 ‘꿀성배’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27일 ‘2016 2차 드래프트’가 열린다. 2011년과 2013년에 이은 역대 3번째 2차 드래프트다. 각 팀은 ‘제2의 이재학’을 찾기 위해 40인 보호선수에서 제외된 타 팀 명단을 살피고 또 살폈다. 마라톤회의도 이어졌다. 앞서서는 제2의 이재학 유출을 막기 위해 40인 보호선수 명단을 짜느라 머리를 맞댔다. 치열한 두뇌싸움의 장이지만, 야구의 매력은 평범했던 선수가 어느 날 새로 익힌 변화구 하나로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가 될 수 있는 데 있다. 만년 2군 선수가 1군 홈런왕에 오르는 장면도 있었다. 사람의 힘으로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제2의 이재학 탄생을 꿈꾸며 27일 각 팀은 운명이 걸린 지명권을 행사한다.
이재학은 2010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0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신예 사이드암 투수였다. 가능성은 있었지만, 부상 경력이 있는 데다 2010년 16경기에 등판해 23.1이닝 동안 21안타 13볼넷에 그쳐 모든 팀이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그를 외면했다. 그러나 NC의 과감한 지명은 2013년 10승5패, 방어율 2.88의 신인왕 투수로 열매를 맺었다.
2004년 두산에 입단한 김성배는 2011년까지 통산 성적이 4세이브12홀드에 불과했다. 그러나 2차 드래프트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2012년 2세이브14홀드를 올렸고, 2013년에는 31세이브를 올리며 팀의 마무리로 올라섰다.
2013년 11월 열린 ‘2014 2차 드래프트’에선 오랜 시간 팀을 지키던 베테랑 선수들의 이동이 많았다. 이재학처럼 활짝 빛난 것은 아니지만, 새 팀에서 소금 같은 존재로 2차 드래프트의 의미를 드높였다. 그 때 이동걸이 삼성에서 한화로 옮겼고, 두산에서 KIA로 이적한 김태영은 불펜의 핵심 전력이 됐다. 임재철은 두산에서 LG로, 이혜천은 두산에서 NC로 각각 옮겨 선수생활의 황혼기를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