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입단했던 SK를 떠나 LG로 옮긴 포수 정상호(33·사진)의 목소리에는 시원섭섭함이 묻어났다. 29일 LG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마무리한 직후 정상호는 “오래 있었던 SK를 떠나는 결정이 쉽진 않았다. 그러나 LG가 내 생각을 채워줘 빨리 결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FA의 원 소속구단 우선협상 마감일인 28일을 넘기자마자 LG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바로 만나자”며 찾아왔고, 일사천리로 협상이 끝났다. 정상호는 “LG는 서울팀이자 인기팀이라 좋기도 하지만 부담감도 크다. 감당할 각오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28일 밤까지 그토록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없었다. 정상호는 “처음부터 옮긴다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서 더 불안하고 초조했다. SK에서 끝까지 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안 돼서 팬들께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이제 정상호의 목표는 빠른 적응이다. 그는 “LG 투수들의 장단점이나 성격을 빨리 파악하기 위해 스프링캠프에서 대화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타자에게 불리한 잠실구장이 홈구장으로 된 데 대해선 “공이 (배트에) 잘 안 맞아서 그렇지 맞으면 넘어가는 것은 비슷하다”며 웃었다. 4년 계약에 대해선 “집에서 애가 크고 있는데, ‘아빠 유리 몸이야?’라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하겠다”며 또 한번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