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장애인선수 국제기구 진출 적극 지원” 창립 10돌 장애인체육회 김성일 회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30일 03시 00분


장애인에 대한 관심은 국가의 품격… 평창 패럴림픽서 제대로 보여줘야

대한장애인체육회 김성일 회장이 국내 장애인들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대한장애인체육회 김성일 회장이 국내 장애인들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아이가 장애가 있다고 도전을 피하면 안 됩니다. 사회에 나와 부닥칠 수 있는 용기를 갖출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가정교육을 해야 해요. 외국어 능력 등을 쌓으면 선수 은퇴 뒤에도 활동할 곳이 많아요. 저희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겁니다.”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창립된 지 10년이 됐다. 장애인 체육은 10년 동안 많은 발전을 했다. 2006년 3.2%에 불과했던 장애인의 생활체육 참여율은 14.1%로, 30여 명이던 장애인 체육 종사자는 600여 명으로 늘었다. 김성일 장애인체육회 회장(67)은 “정부의 지원 덕분에 인프라는 눈에 띄게 좋아졌다”라면서도 “선진국에 비해 장애인 체육에 대한 인식은 아쉬운 점이 많다”라고 말했다.

2013년 11월 제3대 장애인체육회 수장에 오른 그는 공군 참모총장 출신(공사 20기)이다. 총장 재임 시절인 2006년 신문 기사를 보고 장애인 축구단을 도와 준 것이 계기가 돼 장애인 체육과 인연을 맺었다.

“솔직히 예전에는 장애인 체육에 관심이 없었어요. 하지만 알수록 흥미를 느끼게 되더군요. 눈을 가린 채 시각장애인 축구를 해 봤는데 두려움에 움직이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보는 귀’로 공을 따라 뛰는 선수들을 보면 ‘저런 게 초능력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장애인체육회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과 2018 평창 겨울패럴림픽 준비에 여념이 없다. 김 회장은 “그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더 큰 발전을 위해서는 멀리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등 국제기구에는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는 장애인들이 많아요. 하지만 우리나라 출신은 찾기 힘듭니다. 저희가 유학 비용을 지원한다고 해도 신청자가 없어요. 혼자 외국에 가는 게 두렵고 불안하다는 거죠. 올해 꿈나무로 선정된 선수들의 부모들을 만나 가정교육을 강조한 이유입니다. 조금씩 나아질 거라 믿습니다.”

김 회장은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다리를 잃은 두 명의 군인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그는 “총을 많이 쏴 봤으니 바이애슬론(스키+사격)이 제격일 것 같다. 국방부와 협조해 그분들이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겠다”라고 말했다.

장애인체육회의 ‘첫 비장애인 회장’인 그는 국민이 장애인 체육에 너무 무관심하다고 아쉬워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대신 ‘지지 말라’고 가르치는 가정교육이 문제인 것 같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인구의 10%가 장애인인데 관심은 1%도 안 되는 것 같아요. 2012년 런던 패럴림픽 때 보니 미디어가 온통 패럴림픽 얘기더군요. 경기장을 꽉 채운 관중도 정말 놀라웠습니다. 우리도 평창 패럴림픽 때 그럴 수 있을지 걱정돼요. 대한민국의 품격을 보여 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놓치지 말아야죠. 그래서 언론이 많이 도와주셔야 합니다. 알아야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제가 장애인 체육을 통해 경이로움을 느꼈던 것처럼….”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장애인선수#패럴림픽#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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