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그링키 놓쳤다…MLB 역대 최고 몸값으로 애리조나행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6일 12시 53분


LA 다저스가 돈 싸움에서 졌다.

메이저리그 자유계약(FA) 시장의 최대어 잭 그링키(32)가 6년을 제시한 애리조나와의 계약에 합의했다. 총 연봉 2억650만 달러. 평균 연봉 3442만 달러다. 역대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이다. 신체검사만 통과하면 조만간 입단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스포츠 시장이 작은 애리조나로서는 파격적인 베팅이었다. 당초 애리조나는 좌완 데이브드 프라이스(보스턴과 7년 2억1700만 달러)와 그링키보다 급이 낮은 전 캔자스시티의 조니 크웨이토에게 1억2000만 달러를 제시했다가 거절당했다. 구단은 방향을 급선회해 8650만 달러를 더 투자해 그링키를 붙잡았다.

그동안 그링키 영입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팀은 친정 LA 다저스와 라이벌 샌프란시스코였다. 그러나 복병 애리조나가 그링키를 확보하면서 2016시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판도는 안개 속으로 빠져 들었다. 애리조나는 1루수 폴 골드슈미트를 중심으로 한 공격의 짜임새는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보다 우위다.

다저스는 그링키를 놓치면서 2016시즌 개막전 선발로테이션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좌완 브렛 앤더슨, 알렉스 우드 3명만 확정돼 있다. 류현진(어깨)과 브랜든 맥카시(팔꿈치)는 복귀 일정이 불투명하다. 개막전 로테이션 합류는 힘든 상태다. 라이벌 샌프란시스코는 그링키가 애리조나로 방향을 틀자 6일(한국시간) 전 시카고 화이트삭스 우완 제프 사마자와 5년 9000만 달러의 계약에 합의했다. 3년 연속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에도 큰 성과를 얻지 못한 다저스는 구단주의 지시로 연봉을 2억 달러 수준으로 줄여야 하는 입장이다.

메이저리그는 FA 시장에 나오면 예측이 어렵다. 슈퍼에이전트로 통하는 스콧 보라스가 예외없이 FA 시장에서 몸값을 테스트하는 이유다. 경쟁이 붙으면서 몸값이 천정부지로 뛴다. 다저스는 계약기간 5년 연봉 1억6000만 달러를 제시해 그링키를 놓친 것이다. 플로리다 태생의 그링키는 매우 독특한 선수다. 팀보다는 돈을 우선시하는 프로페셔널이다. 그링키는 2009년 캔자스시티에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받은 특급 투수다. 지난 12년 동안 팀이 5번 바뀌었다. FA를 앞두고 2011년 캔자시스티가 그링키를 밀워키로 트레이드하고, 밀워키가 LA 에인절스에 트레이드한 까닭은 장기 계약할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2시즌 후 에인절스는 FA 시장에서 다저스에게 돈에서 밀렸다. 이번에는 다저스가 애리조나에게 돈 싸움에서 졌다.

다저스는 올 시즌 후 메이저리그로부터 사치세 4370만 달러를 부과 받았다. 3억 달러에 가까운 팀 연봉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는 다른 종목처럼 샐러리캡(연봉상한제)이 없는 대신에 사치세로 느슨한 통제를 한다. 다저스는 커쇼-그링키로 이어진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원투펀치를 3년 동안 갖추고도 월드시리즈 정상에 진출하지 못했다. 2016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가 흥미롭게 전개될 전망이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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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추천 많은 댓글

  • 2015-12-06 18:10:05

    다저스 분위기 좀 휑하네..., 괜찮겠지 내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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