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에 감사” “내가 운이 좋은 것” 7번의 무대…매번 다르게 재치 소감 “마지막 상 가족에 바쳐요” 끝내 눈물
“전인지, 전인지, 전인지….”
2015년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를 뜨겁게 달군 전인지(21·하이트진로)의 이름이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가장 크게 울려 퍼졌다. 7일 서울 송파구 호텔롯데월드잠실점에서 열린 KLPGA 대상 시상식은 마치 전인지를 위한 무대 같았다. 기자단이 선정하는 베스트 플레이어 트로피를 시작으로 최저타수상, 다승왕, 해외특별상, 국내특별상, 상금왕, 대상까지 무려 7번이나 호명됐다.
화려한 시상식의 또 다른 볼거리는 수상자들의 소감. 베스트 플레이어 트로피를 받아든 전인지는 “좋은 글을 써주시는 기자분들 덕분에 긍정적인 경기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라고 소감을 밝혔고, 이어 두 번째로 최저평균타수상을 받고 나서는 “수상 소감을 따로 준비하지는 못했어요. 상을 받을 때마다 생각나는 대로 소감을 밝힐게요”라면서 “최저타수상에 걸맞게 앞으로 제 스스로 낮추고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라고 말했다. 다승왕을 수상할 때는 가장 길게 수상 소감을 밝혔다. “올 한해가 너무 빨리 지나갔더라고요. 끝나고 보니 올해 5번이나 우승했고요. 다른 동료들도 훌륭한 성적을 냈는데 그들보다 내가 조금 더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라면서 “그러나 운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고 생각해요. 내년에 그런 운이 저한테 따라주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최대한 성실하게 경기해 실망시키지 않도록 노력할게요. 그리고 몇 년 전부터 한국여자오픈과 미국여자오픈, 일본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게 목표라고 밝혀왔는데 올해 그 목표를 이뤄 행복해요. 그래서 이 상(다승왕)의 기쁨을 모든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요”라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전인지의 재치 넘치는 수상소감은 상금왕에서 대미를 장식했다. 그는 “앞서 (신)지애 언니가 수상 소감을 말할 때 어떤 얘기를 할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평소 좋아하는 ‘혼자가 아닌 나’라는 노래가 나와서 그 노래를 따라서 부르다가 그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까먹었어요”라고 말해 시상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신지애의 명예의 전당 헌액식이 끝난 뒤 초대가수 서영은은 ‘혼자가 아닌 나’를 불렀고, 전인지는 “제가 노래방에서 유일하게 부르는 노래인데 ‘힘이 들 땐 하늘을 봐∼’라는 가사가 나오는 데 정말 힘이 들 때 그 노래를 부르면 힘이 돼요”라고 말했다.
마지막 수상 소감은 감동으로 마무리했다. 대상을 받기 위해 7번째 무대에 오른 전인지는 “평소 표현을 잘 못했는데 할머니 TV 보고 계시죠. 할머니, 아빠, 엄마, 언니 모두 고마워요”라면서 울먹인 뒤 “가족이 저를 위해 희생하고 고생한 거 잘 알고 있어요. 이 상은 가족에게 바치고 싶어요”라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올해 첫 우승을 차지한 박성현과 오지현, 하민송, 최혜정이 위너스클럽을 수상했고, 박지영은 신인상, 이보미와 박인비, 김세영은 해외특별상을 받았다. 투어활동 10년을 채운 신지애는 고 구옥희, 박세리에 이어 3번째로 KLPG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