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은 올해 A매치 20경기에서 16승 3무 1패로 8할 승률을 기록했다. 상대가 약체라는 평가도 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다.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61)은 8일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를 한 마디로 정리해 달라는 요청에 “큰 만족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결과뿐 아니라 과정도 좋았다. 볼 점유율을 높이며 공격적인 축구를 했다. 수비도 적극적으로 볼 소유권을 지키며 실점을 줄였다. 미얀마나 라오스전처럼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겠지만 내년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누구를 만나든 지금의 모습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내년에도 올해처럼 유럽파 선수들을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뛰고 있는 이청용이 소속 팀에서 출전 기회가 별로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최근 개인 면담을 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발했고, 대표팀에서 뛰게 할 만큼 대표팀으로서의 자격은 충분하다. 네 능력을 보여줘라’고 했다. K리그 모든 경기에 출전해도 실력을 갖추지 못한 선수가 있는 반면 해외리그에서 출전 시간은 적어도 실력이 있는 선수가 있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내년 K리그가 개막하면 올해처럼 많은 경기를 직접 보러 다닐 것”이라며 K리그 선수들에게도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성은 K리그를 통해 발굴한 좋은 예다. 이전에도 그는 활동량이 많고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그의 포지션(공격형 미드필더)은 얼마나 많은 득점을 했고, 득점 기회를 만들었는지로 평가받는다. 이재성은 대표팀에서 공격 능력이 크게 늘었음을 보여줬다”며 칭찬했다.
2시간이 넘게 이어진 간담회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가족에 대한 사랑과 한국 생활에 대한 솔직한 느낌도 털어놨다. 어린 축구 선수들과 부모에 대한 의미심장한 말도 했다.
“나는 18세에 독일 청소년 대표팀에 선발되면서 프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요즘은 부모들이 아이가 10, 11세 때부터 직업 선수로 키우려 한다. 독일에서 유·청소년 팀을 8년 동안 맡았는데 능력 있다고 평가받던 선수들이 낙오하는 것을 많이 봤다. 축구는 공이 좋아 뛰어야지 돈을 보고 뛰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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