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 “태군아, 아프지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2월 10일 05시 45분


NC 김경문 감독이 올 시즌 포수로 전 경기 출장을 달성한 포수 김태군에게
2016시즌 특별 미션을 줬다. 김 감독은 “이제는 아프지 말라” 말로 그동
안의 노고를 치하했다. 스포츠동아DB
NC 김경문 감독이 올 시즌 포수로 전 경기 출장을 달성한 포수 김태군에게 2016시즌 특별 미션을 줬다. 김 감독은 “이제는 아프지 말라” 말로 그동 안의 노고를 치하했다. 스포츠동아DB
■ NC 김경문 감독, 두번째 특별주문

올해 포수 역대 세번째 전경기 출장 달성
김 감독, 애제자 위해 내년 건강관리 주문

“(김)태군아, 이제 아프지 마라!”

NC 김경문 감독이 2016시즌을 준비하면서 포수 김태군(26)에게 2번째 특별한 주문을 했다.

첫 번째 주문은 지난해 마무리캠프에서였다. 김 감독은 한창 훈련 중이던 김태군을 불러 “포수로 전 경기에 한 번 나가보라”고 한마디를 건넸다. 야수들 중 체력 소모가 가장 큰 포지션이 포수다. 포수가 전 경기에 나간다는 것은 사실 무모한 도전일 수도 이다. 포수 출신인 김 감독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러나 김 감독은 김태군에게 전 경기 출장을 주문했다.

이유가 있었다. 김 감독은 “전 경기를 소화하고 나면 야구를 보는 눈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힘들겠지만 한 단계 더 올라가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었다. (김)태군이가 묵묵히 잘 해줬다. 노력한 만큼 겨울에 연봉으로 보상을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NC 김태군. 스포츠동아DB
NC 김태군. 스포츠동아DB

제자도 스승의 뜻을 받아들였다.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리고 역대 프로야구에서 가장 많은 팀당 144경기를 치른 올 시즌 포수 마스크를 쓰고 쉼 없이 뛰었다. 포스트시즌까지 무려 149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연속 선발출장 경기는 아쉽게 89경기에서 중단됐지만, 포수로는 역대 3번째(1996년 쌍방울 박경완·2006년 롯데 강민호)로 전 경기 출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단순히 많은 경기를 뛰기만 한 것이 아니다. 투수들과 2년 연속 팀 방어율 1위를 합작했다. 스스로도 “팀 방어율 1위는 포수의 자부심”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금은 웃으며 말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시즌 내내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 특이체질 때문에 주사 한 번 못 맞아도 꾹 참고 이겨냈다. 이 과정을 통해 배운 점들도 많다. 김태군은 “많은 것을 느꼈다. 내가 안 좋을 때 어떻게 하면 빨리 슬럼프를 벗어날 수 있는지, 좋을 때 컨디션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 건강하게 경기를 뛰려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태군은 올 시즌이 끝나고 마산구장에서 진행된 마무리캠프에서 다시 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그는 내심 ‘이번엔 어떤 말씀을 하실까’하고 긴장했다. 그러나 김 감독이 건넨 말은 “이제 아프지 마라”였다. 김태군은 “감독님께서 아프지 말라고 하시는데 뭉클했다. 열심히 했다고 칭찬 받은 기분이었다”며 웃고는 “날 믿고 끝까지 경기에 내보내주신 감독님, 옆에서 살뜰히 돌봐주신 선배님들 덕분에 해낼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고 공을 돌렸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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