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를 향해 뛴다!] 스포츠과학의 진화, 효자종목 셔틀콕 ‘든든한 백’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2월 10일 05시 45분


배드민턴은 한국이 올림픽에서 순위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한 효자종목이다. 한국배드민턴은 지난 6차례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7개, 동메달 5개를 획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남자복식의 이용대(왼쪽)-유연성은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금메달 후보다. 스포츠동아DB
배드민턴은 한국이 올림픽에서 순위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한 효자종목이다. 한국배드민턴은 지난 6차례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7개, 동메달 5개를 획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남자복식의 이용대(왼쪽)-유연성은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금메달 후보다. 스포츠동아DB
9. 배드민턴

체력·기술·심리·전술 순…중요도 따라 훈련
경기분석요원 실시간 분석 결과물, 전술 응용
메달 전쟁, 결국은 각국 스포츠과학의 전쟁


5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는 배드민턴은 전체 금메달 수의 1.7%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한국이 올림픽에서 순위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한 효자종목 중 하나다. 배드민턴은 6번의 올림픽 출전에서 금메달 6개(7.8%), 은메달 7개(9.2%), 동메달 5개(6.4%)로 한국이 그동안 하계올림픽에서 딴 231개의 메달 중 18개(7.8%)를 책임졌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배드민턴은 남녀 단식과 복식, 혼합복식 등 총 5개 세부종목에서 자웅을 겨뤄왔다. 전체 종목으로 볼 때 배드민턴 메달은 1.7%에 불과하지만, 역대 하계올림픽에서 그동안 한국배드민턴이 거둔 성과는 7.8%로 4배 이상의 역할을 해왔다.

역대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한 선수는 김동문(금 2개·동 1개)이다. 한국배드민턴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세대교체에 돌입해 현재도 진행 중이다. 베이징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을 땄던 이용대만이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최고의 복식 파트너인 유연성과 짝을 이룬 그는 2015년에도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며 슈퍼시리즈 대회에서 7회 이상 우승했다.

여자단식의 성지현도 2015년 슈퍼시리즈 대회에서 3회 이상 우승하며 자신의 위상을 정립해 나가고 있다. 고성현-김하나의 혼합복식도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남자복식 신백철-고성현도 숨은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남자단식 손완호, 이동근과 여자단식 배연주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올해 전반기보다는 후반기에 더욱 좋은 능력을 발휘한 선수들이 많아 내년 리우올림픽에 대한 기대가 자못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최고의 선수들만 나서는 올림픽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되는 고민거리다. 한때 기술훈련을 열심히 하다보면 경기에 대한 감각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으며, 체력은 더불어 강화되리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그러나 현재 배드민턴은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는 혼전양상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노출돼 있으며, 상대방이 이미 나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배드민턴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알아보자.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체력(43.8%)이 가장 중요하고, 그 다음이 기술(28.2%)∼심리조절 능력(15.4%)∼전술능력(12.5%)의 순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이 가장 우선일 것이라는 기대를 벗어난 결과다.

따라서 출전선수들의 기량이 출중한 올림픽 무대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선 체력을 중심으로 기술, 정신력, 전술 등 모든 요인들을 조화롭게 결합시키는 것이 최고의 준비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배드민턴 경기력에 영향을 주는 체력요인 중에서 민첩성과 심폐지구력이 각각 20%로 가장 중요하며, 그 다음으로는 근력, 근지구력, 근파워가 각각 15%를 차지했다. 이어 유연성 10%, 평형성 5%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배드민턴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체력요인 중에서 민첩성과 심폐지구력이 상대적으로 중요하듯이 중요도 순으로 체력을 관리하는 것도 효과적인 트레이닝 방법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국가대표선수들도 이를 위해 일주일에 2회 이상 체력훈련시간을 따로 배정하고 있으며, 기술훈련과 체력훈련의 조화로운 결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또 경기분석요원을 직원으로 채용해 실시간으로 필요한 영상정보분석을 통해 얻은 결과를 전술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 한국스포츠개발원에서도 포괄적인 영상분석과 경기분석자료 제공을 위해 영상분석실을 운영하고 다각적인 지원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올림픽에서 최고의 성적을 달성하기 위해 각국 스포츠과학연구소는 1%의 정보라도 더 얻으려고 치열한 비밀 스포츠과학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스포츠개발원에서도 메달 경쟁에 필요한 스포츠과학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결국 배드민턴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해 리우올림픽에서도 최고의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선수, 지도자, 스포츠과학자, 협회, 정부 등의 힘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또 스포츠과학을 근간으로 체력과 기술, 그리고 정신력과 전술을 조화롭게 연결시키는 한편 정보 교환을 위한 정기적인 스포츠과학교실의 운영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배드민턴의 기여도가 더욱 증대되며 선수들이 기량을 마음껏 발휘해 최고의 성적을 거두기를 바란다. 뒤에서 부족하나마 선수들의 승리를 위해 스포츠과학 지원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마음속으로 다짐해본다.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개발원(KISS) 스포츠과학실 책임연구원 성봉주 박사
스포츠동아·KISS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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