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이틀간 2명의 한화 출신 파이어볼러를 품에 안았다. 한화의 FA(프리에이전트) 보상선수 ‘꼼수’에 정면으로 한 방을 먹인 셈이 됐다.
롯데는 10일 한화에서 방출된 우완투수 최영환(23·사진)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전날 FA 심수창(34)의 한화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우완투수 박한길(21)을 지명한 데 이어 또 한 번의 ‘깜짝 영입’이다.
최영환은 지난달 28일 제출된 한화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방출’이었다.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뽑은 유망주의 방출은 의외였다. 그러나 스포츠동아 취재 결과, 최영환은 또 다른 방출선수 박성호(29·투수) 지성준(21·포수)과 함께 11월 22일 제출된 2차 드래프트 40인 보호선수 명단에는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타 구단에 빼앗기기 싫었던 3명의 선수를 불과 6일 만에 방출시킨 것이다.
이는 FA 영입을 고려한 ‘꼼수’였다. 국내 FA 규정상 20인 보호선수 외 1명을 보상해줘야 하는데, 선수를 방출시키면 보호선수 명단의 자리를 아낄 수 있다. 한화는 이들과 한상훈(35·내야수) 이동걸(32) 허유강(29·이상 투수)까지 총 6명에게 구두로 ‘육성선수’ 신분 전환을 제의했다. 규약의 허점을 이용한 ‘편법’이었다.
그러나 결국은 ‘자승자박’이 됐다. 방출시키는 순간, 해당 선수들의 신분은 자유계약선수가 된다. 구단의 제안과 관계없이 이들은 ‘자유의지’로 한화를 떠날 수 있었다. 최영환이 그 첫 번째 선수가 됐다.
최영환은 9월 30일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10월 2일에는 뼛조각제거수술까지 받았다. 재활에 시간이 필요하다. 내년 1월에는 군 입대(공익근무요원)도 예정돼 있다. 그러나 롯데는 미래를 위해 최영환에게 손을 내밀었다. 부산 출신인 최영환은 고향팀 롯데가 친숙하다. 개성고와 동아대 출신으로 학창시절 내내 부산에만 있었다. 공익근무도 부산에서 한다. 롯데행은 재활과 훈련을 위해 최적의 선택이었다.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 선수를 품에 안은 롯데는 한껏 고무돼 있다. 이틀 사이 팀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오른손 파이어볼러 자원을 2명이나 데려왔다. 박한길도, 수술 전 최영환도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공을 던졌다.
한화의 편법에도 롯데는 유망주 2명을 데려오는 ‘역공’을 펼쳤다. 한화는 전날(9일) KBO 윈터미팅 현장에서 운영팀이 분주히 움직이는 등 롯데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적잖이 당황한 모습을 엿보였다. 내년 시즌 개막이 4개월이나 남았지만, 벌써부터 두 팀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