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경기력으로 낯선 팀서 안착 덕아웃서 ‘말춤’ 추는 쇼맨십까지 피츠버그 경기 시청자 2배나 상승 경제파급효과에 ML 인식도 변화
강정호(28·피츠버그)가 메이저리그(MLB) 글로벌 마케팅의 성공사례로 꼽혔다.
MLB의 글로벌 사업과 이벤트 부문을 총괄하는 MLBI(MLB International) 크리스 박(35) 수석 부사장이 강정호가 빅리그에 몰고 온 ‘변화의 바람’을 높게 평가했다. 단순히 KBO리그 출신 타자들의 빅리그 경쟁력에 대한 얘기가 아니었다. 실질적 경제파급효과 덕분에 MLB의 문이 빠르게 열리고 있다는 긍정적 기류를 전달했다.
박 부사장은 1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스포츠동아와 만나 “강정호는 LA와 달리 한인커뮤니티가 발달하지 않은 피츠버그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덕분이지만, 엔터테이너로서도 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겼다”며 “강정호는 외국인선수들에 대한 MLB의 전통적 관념도 변형시켰다. 올해 피츠버그 경기를 본 한국인 시청자가 2014년에 비해 12배나 증가했다. 전 세계를 기준으로 피츠버그 경기의 시청자가 2배 상승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MLB는 TV 중계권과 연계한 선수 영입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 ‘강정호 마케팅’의 성공으로 KBO리그 선수들의 영입에 대한 MLB의 인식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LB는 1994년 선수노조 파업에 따른 관중과 수익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구단-지자체-정부가 함께 노력한 끝에 경기당 3만명의 관중수를 회복했다. 리그 수익은 2배로 끌어올렸다. 박 부사장은 “다면적 측면에서 노력이 필요했는데 3가지에 중점을 뒀다. 장기적 관점에서 야구의 가치를 지키는 방법을 고민했고, 야구장을 찾는 팬들의 편의를 위해 지자체, 정부와 협력해 시설 투자에 심혈을 기울였다”며 “무엇보다 팬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고 비결을 밝혔다.
박 부사장이 가장 강조한 부분은 야구의 엔터테인먼트 경쟁력 강화였다. 그는 “MLB가 산업적으로 더 성장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KBO리그에서 배울 점이 많다”며 “특히 올 시즌 뉴욕 타임즈와 월스트리트저널에서 ‘KBO와 선수들의 팬 서비스’에 대해 집중조명한 적이 있다. MLB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강정호의 성공적 연착륙 이유도 팬 서비스로 꼽았다. 그는 “강정호가 한인커뮤니티가 발달하지 않은 피츠버그에서 많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덕아웃에서 춤을 춘다든지(강정호는 7월 10일 PNC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전이 폭우로 중단된 사이 덕아웃에서 가수 싸이의 ‘말춤’을 추며 웃음을 안겼다), 엔터테이너로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겼기 때문”이라며 “강정호의 성공은 한국선수들의 미디어 노출빈도를 높였고, 다른 선수들의 MLB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