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9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탈락해 체면을 구겼다. 최근 공격력이 무뎌진 맨유는 골 결정력을 갖춘 공격수 영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때마침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10일 맨유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바르사)의 네이마르를 영입하기 위해 1억4390만 파운드(약 2577억 원)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네이마르는 이번 시즌에 14골을 터뜨리며 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네이마르의 ‘맨유 이적설’은 여름 이적시장이 열린 8월에도 나왔지만 설로 끝났다. 내년 1월 열리는 겨울 이적시장(4주)은 여름 이적시장(6∼8월·12주)에 비해 짧다. 그만큼 약점을 보완하려는 구단들은 선수 보충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
이적시장이 열릴 때마다 영국 등 유럽 언론들은 하루에도 수십 건의 이적설을 쏟아낸다. 문제는 이적설이 현실로 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좀처럼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한 국내 프로축구단 관계자는 “이적설은 선수의 영입을 원하는 구단이 선수를 보유한 구단에 ‘영입 의향서’를 전달하는 단계에서 외부로 정보가 유출돼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문제는 의향서에는 관심 표명 수준의 내용이 담겨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적료와 연봉 등 구체적 이적 과정에 해당하는 협의는 다음 단계다. 이 관계자는 “의향서는 전 세계 어느 구단에도 보낼 수 있다. 국내 프로팀도 바르사에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를 영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모든 이적설에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영입 가능성 자체가 희박한 단계의 정보로 생성된 것이기 때문에 신뢰도가 떨어진다. 영입이 실제로 이뤄지면 이적설은 진실이 되지만 협상에 실패하면 소문으로 남게 된다. 또한 일부 에이전트는 영입 경쟁을 과열시켜 선수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이적 협상 초기 단계에서 정보를 유출시키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확실한 정보를 기반으로 한 만큼 영국 언론의 이적설 보도는 틀릴 때가 더 많다. 영국 축구 이적 전문사이트 ‘풋볼트랜스퍼리그’가 2006년 여름부터 최근까지 영국 매체의 이적 관련 보도를 분석한 결과 적중률이 가장 높은 가디언의 적중률도 36.1%에 불과했다. 국내 팬들에게 이적설과 관련한 부정확한 보도로 악명 높은 더선의 적중률은 22.1%였다. 더선은 여름 이적시장 기간이었던 8월 22일 “맨유와 네이마르가 비밀스럽게 만났다”고 보도했다. 3일 뒤에는 “맨유가 네이마르 영입에 2억4000만 파운드(약 4302억 원)를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정작 네이마르는 “맨유에 관심이 없다. 바르사에서 너무나 행복하다”고 부인했었다. 메시에 가려 ‘바르사의 2인자’로 불렸던 네이마르는 메시가 부상당한 틈을 타 팀의 핵심 공격수로 거듭났기 때문에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도 맨유로 이적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한번 이적설이 나온 선수는 경기장에서의 작은 행동도 이적 가능성과 연관되기도 한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의 ‘득점 기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지난달 4일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끝난 뒤 로랑 블랑 PSG 감독과 귓속말을 나누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혀 이적설에 시달렸다. 그러나 호날두는 “블랑 감독이 과거에 나를 칭찬한 적이 있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한 것뿐이다”라며 “레알에 남을 것”이라고 이적설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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