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 잡는 게 매’라는 속담을 미국프로농구(NBA)에 적용하면 ‘연승 잡는 게 밀워키’가 될 듯하다.
올 시즌 NBA 개막 후 24연승 행진을 벌이던 골든스테이트를 저지한 팀은 동부 콘퍼런스 13위(10승 15패)에 불과한 ‘밀워키’였다. ‘24-1’(골든스테이트의 24승 1패를 의미)이 새겨진 초록색 티셔츠를 입고 응원에 나선 팬들의 성원에 힘을 얻어 밀워키는 12일 안방경기에서 골든스테이트를 108-95로 완파했다.
연승 행진을 저지하는 실력(?)에 한해서는 NBA에서 밀워키를 능가할 팀이 없다. NBA 역사상 최다 연승으로 남아 있는 LA 레이커스의 33연승 역시 밀워키가 멈춰 세운 기록이다. 1972년 1월 9일 밀워키는 34연승을 꿈꾸던 LA 레이커스를 120-104로 대파했다. 밀워키는 1974년에도 보스턴의 13연승 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연승 팀의 악마’라는 악명은 이후에도 밀워키를 계속 따라다니고 있다. 1983년에는 필라델피아의 15연승을, 2007년에는 샌안토니오의 14연승을, 2011년에는 댈러스의 13연승을 각각 막아냈다.
그런 면에서 올 시즌 골든스테이트의 연승을 밀워키가 중단시켰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골든스테이트는 밀워키에 일격을 당한 것에 기뻐할지 모른다. 밀워키에 연승 행진이 중단된 팀들이 모두 그해 챔피언에 올랐기 때문이다.
연승 행진이 33승에서 좌절됐던 LA 레이커스는 해당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밀워키를 상대로 4승 2패로 승리하며 우승컵을 안았다. 1974년에 보스턴 역시 연승 행진을 중단시킨 밀워키를 챔피언결정전에서 4승 3패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필라델피아, 샌안토니오, 댈러스도 연승 행진이 중단된 아픔을 우승 트로피로 보상받았다.
아쉽게 연승 행진을 마감한 골든스테이트의 남은 희망은 하나다. 밀워키에 연승이 중단된 팀이 우승컵을 안는다는 공식이 올해도 계속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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