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농구에서 14시즌째 활약 중인 김주성(36·동부·사진)은 최근 새로운 공격 무기를 장착했다. 장거리포다. 205cm의 장신 센터인 그가 외곽에서 쏘는 확률 높은 3점 슛은 상대팀에 공포의 대상이다. 한 프로농구 감독은 “요즘 주성이가 왜 그렇게 3점 슛을 많이 쏘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2015∼2016 KCC프로농구에서 김주성의 3점 슛 성공률은 51.1%에 달한다. 45개의 3점 슛을 시도해 23개(15일 현재)를 성공시켰다. 3점 슛 시도와 성공에서 자신의 한 시즌 역대 최다 기록을 모두 넘어섰다. 김주성은 “찬스가 나면 편하게 3점 슛을 시도해야겠다고 생각만 하면서 세월이 흘렀다. 그런데 3점 슛을 직접 던져 성공하는 경우가 늘면서 새로운 즐거움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연습 때 10개 정도 던졌던 3점 슛을 최근에는 30∼40개로 늘렸다.
30대 중반에 들어선 김주성은 체력이 떨어지면서 적극적인 골밑 싸움을 하기 힘들어졌다. 골밑에서 드러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김주성이 선택한 무기가 3점 슛이다. 덕분에 김주성의 득점력은 유지됐고, 팀 전체의 공격 루트도 다양해졌다. 현주엽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김주성이 3점 슛을 쏘기 위해 외곽으로 나오면 상대 센터도 수비를 하기 위해 따라 나온다”며 “골밑 수비 숫자가 줄어든 틈을 타 포워드와 가드들은 공격을 전개할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센터의 외곽 슛 능력은 ‘롱런’의 비결이 되기도 한다. 몸싸움이 많은 골밑을 벗어나 체력을 안배할 수 있는 데다 다양한 공격 상황에서 투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보 센터’로 불렸던 서장훈(41·207cm·은퇴)은 15시즌 동안 1216개의 3점 슛을 시도해 438개를 성공(성공률 36%)시켰다. 그는 잦은 부상 속에서도 탁월한 슛 감각으로 선수 생명을 연장했다. 조성원 KBS 해설위원은 “과거에 센터는 리바운드 등 골밑 플레이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강해 (서장훈의) 외곽 플레이에 대한 비판도 많았다. 그러나 서장훈은 정확한 슈팅을 바탕으로 3점 슛을 자신의 주요 득점 방식으로 활용해 성공했다”고 말했다. 김주성은 “장훈이 형이 3점 슛을 성공시킬 때 부러웠다. 외곽에 있는 선수를 막기 위해 도움 수비를 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조 해설위원은 “외국인 선수들이 골밑 공격을 이끄는 경향이 큰 만큼 국내 ‘빅맨’도 포지션을 파괴해 다양한 공격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 로드 벤슨(206.7cm)과 웬델 맥키네스(192cm) 모두 골밑 공격이 강한 동부에서 김주성의 외곽 플레이는 공격 동선이 겹치는 것을 피하는 효과도 가져오고 있다. 김주성은 “센터의 임무는 잊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3점 슛을 계속 쏠 것이다. 은퇴할 때까지 기량을 더 늘리고 싶은 욕심이 강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1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85-80으로 승리하며 3연승을 달렸다. SK는 4쿼터 종료 버저와 함께 터진 김선형의 하프라인 근처 3점슛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연장에서 4점밖에 추가하지 못하며 승리를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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