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 있어서 성적을 좌지우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필드에서 뛰는 선수의 능력과 감독의 역량에 따라 성적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표면적으로 보이는 그라운드 내적인 것 외에도 축구강국들은 그들만의 육성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특히 독일은 빈틈없는 과학적 분석방법을 선수들에게 적용하고 있다.
최근 18세 이하(U-18) 독일여자축구대표팀은 쾰른에 위치한 올림픽트레이닝센터에서 몇 가지 측정테스트를 진행했다. 올림픽트레이닝센터는 독일국가대표선수들의 면밀한 과학적 관리를 위해 설립된 독일의 대표적 스포츠 기관이다. 이날 테스트를 위해 독일여자축구대표팀 수석코치 울리케 발베크(50)를 비롯해 코칭스태프와 미디어 담당자까지 전부 동원됐다. 코칭스태프 모두 선수들의 경과를 유심히 지켜봤고, 센터 연구원들과 심도 있게 대화를 나누며 테스트를 진행했다.
발베크 수석코치는 현장 인터뷰에서 “우리는 순발력, 지구력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선수들을 측정한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테스트가 뒷받침돼야 선수들 개개인에 맞는 트레이닝 플랜을 세울 수 있고, 선수능력 향상을 이끌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독일축구협회에선 U-15부터 이 테스트를 적용한다.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체계적인 관리가 병행돼야 선수 본연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다. 단순한 훈련량만으로는 선수들을 혹사시킬 뿐이다”며 과학적 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올림픽트레이닝센터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양우휘(33·독일체육대학 박사과정) 씨는 “우리 기관에선 축구뿐만 아니라 전 종목을 담당한다. 그 중에 독일축구협회에선 정기적으로 선수들의 신체테스트를 우리에게 의뢰한다”고 말했다. 또 “일반화된 운동상식 중에는 오류가 많이 있다. 독일에선 일반적으로 알려진 측정법들을 지양하고, 그들만의 분석체계로 선진적인 운동과학과 접목시켜 선수들에게 잘못 적용하는 부분을 최소화한다”며 독일만의 특성화된 점을 설명했다. 독일의 축구지도자들은 이런 분석체계를 그라운드에 적용할 수 있게 과학적 전문지식들도 지도자교육과정에서 전부 배우고 있다.
현재까지 월드컵에서 남녀 모두 우승을 차지한 나라는 독일뿐이다. 지금도 남자대표팀(랭킹 4위)과 여자대표팀(2위) 모두 각종 국제대회에서 위상을 떨치고 있다. 독일축구가 선진화될 수 있었던 데는 이런 과학적 측정시스템과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축구교육이 있었다. 그래서 독일축구의 미래도 밝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