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볼티모어는 내년 4월 4일(현지 시간) 미네소타를 안방으로 불러 들여 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국내 야구팬들의 희망대로 일이 풀린다면 이 경기에서 한국 타자 두 명이 메이저리그 데뷔 첫 맞대결을 벌인다. 미네소타가 이미 박병호(29)를 영입한 가운데 17일 김현수(27)도 볼티모어 입단을 사실상 확정했다.
‘볼티모어 선’ 등 미국 현지 언론은 이날 “볼티모어 구단이 자유계약선수(FA) 김현수와 2년간 700만 달러(82억6560만 원)에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볼티모어 구단의 공식 발표는 신체검사(메디컬 테스트)가 끝난 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메디컬 테스트는 계약 발표 직전 수순이다.
볼티모어와 최종 계약을 하면 김현수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첫 번째 외야수가 된다. 외야수는 보통 수비 실력보다 타격이 중요한 자리다. 때문에 북미 선수들보다 힘이 떨어지는 한국 타자들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하지만 700만 달러를 제시한 걸로 보면 볼티모어는 김현수를 적어도 준(準)주전급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준’이라는 꼬리표는 스프링캠프를 통해 김현수 스스로 떼어내는 수밖에 없다. 볼티모어에서 김현수에게 가장 기대하고 있는 건 역시 뛰어난 선구안을 바탕으로 한 정교한 타격 능력이다.
2006년 연습생으로 두산에 입단한 김현수는 국내 프로야구에서 10년 동안 뛰면서 통산 타율 0.318, 출루율 0.408, 장타력 0.488을 기록했다. 통산 타율과 출루율 모두 박병호나 강정호(28·피츠버그)보다 높다. 또 김현수는 통산 볼넷(597개)이 삼진(501개)보다 많은 보기 드문 기록을 갖고 있다. 그만큼 볼과 스트라이크를 골라내는 능력이 출중하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 볼티모어는 팀 출루율 0.307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24위에 그쳤다.
안방 구장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가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라는 것도 김현수에게는 플러스 요소다. 류현진(28·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데뷔 처음으로 한 경기 홈런 2개를 내준 곳도 바로 이 구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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