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터 아바타’냐, 블라터 반대파냐… FIFA 회장 선거 2강 3약 구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3일 03시 00분


알 칼리파 AFC회장, 수구파 규합중…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는 개혁 선봉

국제축구연맹(FIFA)의 쇄신을 강조하는 ‘개혁파’와 부패 스캔들로 퇴진한 축구계 거물들의 후광을 등에 업으려는 ‘수구파’의 대결에서 누가 이길까.

유력한 차기 FIFA 회장 후보였던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60)이 축구계에서 퇴출되면서 남은 FIFA 회장 후보들의 계산이 복잡해지고 있다. 내년 2월 열리는 FIFA 회장 선거는 209개 회원국이 1표씩을 행사한다. 영국 등 유럽 언론은 차기 FIFA 회장 선거가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40)와 셰이크 살만 빈 이브라힘 알 칼리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50)의 각축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후세인 왕자는 제프 블라터 FIFA 회장(79)과의 ‘선 긋기’에 나섰다. 그는 “낡은 FIFA에 뿌리 깊게 박힌 부패를 청산해야 한다”며 출사표를 냈다. 그는 5월 FIFA 회장 선거 때는 플라티니 회장과의 친분을 과시했지만 블라터 회장에게 패한 뒤 플라티니 회장과도 갈라섰다. 그는 FIFA의 투명성 회복을 원하는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고정 지지층이 약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표밭’으로 볼 수 있는 아시아에서 강력한 라이벌인 칼리파 회장이 출마해 지지표가 분산될 가능성도 크다.

반면 칼리파 회장은 블라터 및 플라티니 추종 세력 규합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그는 블라터 회장의 사임을 반대해 왔으며 7월에는 플라티니 회장을 차기 FIFA 회장으로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기도 했다.

불명예 퇴출된 블라터와 플라티니 회장이 수십 년간 세계 축구계를 주름잡으며 닦은 지지층은 무시할 수 없다. 명예 회복을 노리는 블라터와 플라티니 회장이 막후에서 칼리파 회장의 선거운동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레그 다이크 잉글랜드 축구협회(FA) 회장은 22일 “블라터는 지금도 선거에 나서면 회원국 중 51%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칼리파 회장은 ‘플라티니의 오른팔’로 불리는 자니 인판티노 UEFA 사무총장(45)과 연대해 유럽의 지지를 받을 수도 있다.

한편 제롬 샹파뉴 전 FIFA 국제국장(57)은 실무 경험을 강조하고 있고, 토쿄 세콸레 FIFA 반인종차별위원회 위원(62)은 가장 많은 표가 걸린 아프리카축구연맹 회원국(54표)의 지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개혁파#국제축구연맹#fi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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