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볼티모어, 김현수와 계약 공식 발표…주 포지션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4일 14시 44분


미국프로야구 볼티모어의 댄 듀켓 수석 부사장은 24일 김현수(27)에게 등번호 25번 유니폼을 입혀주며 2년에 연봉 700만 달러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한국에서 자유계약(FA) 신분으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첫 번째 선수가 된 김현수는 이날 볼티모어의 안방 구장 캠든야드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어렸을 적 꿈이었던 메이저리거가 돼 지금 눈물을 흘리라고 하면 흘릴 수 있을 정도다. 메이저리가 돼서 기쁘기도 하지만 내년을 준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또 “강정호가 올 시즌 잘한 덕분에 빅리그 팀에서도 한국 선수를 잘 봐준 것 같다”며 “정호가 다져놓은 땅에 민폐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듀켓 부사장은 “김현수의 견고함(내구성)에 큰 감명을 받았다. 지난 10년간 KBO리그 정규리그에서 치른 전체 경기 수의 98%를 소화했다”며 “김현수는 뛰어난 출루율을 보였으며 삼진보다 볼넷이 더 많은 선수였다. 이곳에서도 좋은 타자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주 포지션은 외야수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볼티모어의 팀 별명은 오리올스로 꾀꼬리란 뜻이다. 이곳에서는 볼티모어 선수들을 버드맨이라고 부른다. 구단이 홈페이지에 올린 김현수의 입단 동영상에 ‘WELCOME TO BIRDLAND, HYUN SOO KIM’과 함께 한글로 ‘오리올스 왕국에 오신 김현수 선수 환영합니다!’라는 문장을 더한 까닭이다. 볼티모어는 1954년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가 프랜차이즈를 옮겨서 생긴 팀이다. 별명은 안방 구장이 있는 매릴랜드 주를 상징하는 오리올스를 그대로 사용했다.

볼티모어는 메이저리그의 엘리트지구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다. 미국은 동부 중심의 사회다. 그동안 많은 해외파들이 동부지구 팀들을 거쳤다. 김선우, 조진호, 이상훈, 김병현(이상 보스턴), 박찬호(뉴욕 양키스) 등 모두 투수들이었다. 김현수는 첫 야수 출신으로 다년계약을 맺고 볼티모어에 안착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는 KBO 리그에서의 보여준 활약 80%만 펼쳐도 대성공이다. 2년 계약은 27세의 나이를 고려했을 때 김현수에게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만들 수 있다.

이번 계약에서 한 가지 의문점은 구체적인 연봉과 조건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통 다년계약은 연도별 연봉과 옵션이 밝혀지는 것이 관례인데 계약기간과 총액만 발표됐을 뿐이다. 아울러 이날 입단 기자회견에는 벅 쇼월터 감독이 불참했다. 미국은 지금 휴가기간이어서 쇼월터 감독과는 내년 스프링트레이닝에서 상견례를 해야 한다. 김현수는 29일 국내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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