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 박인비에 열광했고, 9회의 기적에 감동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2월 28일 05시 45분


1. ‘프리미어 12’ 초대 챔피언에 오른 야구국가대표팀. ‘국민감독’ 김인식 감독은 숱한 역경을 딛고 또 한번 한국야구에 큰 선물을 안겼다. 2. 두산 마무리투수 이현승(위)이 10월의 마지막 날 한국시리즈 챔피언을 확정한 뒤 포수 양의지와 함께 감격스러워하고 있다. 3. ‘골프여제’ 박인비는 8월 LPGA 투어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4. 2015년 한국 프로스포츠는 또 한 번 어두운 그림자로 얼룩졌다. 현역 감독으로 승부조작 의혹을 사 경찰조사를 받고 나오던 전창진 전 KGC 감독(가운데).스포츠동아DB 5. 아시아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로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 그는 한국축구, 나아가 아시아축구의 자랑이 됐다. 사진|스포츠코리아·스포츠동아DB·KLPGA·토트넘홋스퍼
1. ‘프리미어 12’ 초대 챔피언에 오른 야구국가대표팀. ‘국민감독’ 김인식 감독은 숱한 역경을 딛고 또 한번 한국야구에 큰 선물을 안겼다. 2. 두산 마무리투수 이현승(위)이 10월의 마지막 날 한국시리즈 챔피언을 확정한 뒤 포수 양의지와 함께 감격스러워하고 있다. 3. ‘골프여제’ 박인비는 8월 LPGA 투어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4. 2015년 한국 프로스포츠는 또 한 번 어두운 그림자로 얼룩졌다. 현역 감독으로 승부조작 의혹을 사 경찰조사를 받고 나오던 전창진 전 KGC 감독(가운데).스포츠동아DB 5. 아시아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로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 그는 한국축구, 나아가 아시아축구의 자랑이 됐다. 사진|스포츠코리아·스포츠동아DB·KLPGA·토트넘홋스퍼
■ 2015년 잊지못할 스포츠 10대 뉴스

2015년 을미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올해 대한민국 스포츠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대형 국제 이벤트가 없었음에도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냈다. 야구, 축구 등 프로종목뿐 아니라 아마추어종목에서도 숱한 스토리를 낳았다. 승리의 기쁨에 웃었고, 패배의 슬픔에 가슴아파했다. 때로는 승패를 떠나 그들이 흘린 땀과 눈물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스포츠동아는 2015년 대한민국 스포츠를 되돌아보며 10대 뉴스를 정리했다<편집자 주>.

무너진 수영 스타 박태환


박태환(26)의 매니지먼트사인 팀 GMP는 1월 “박태환이 2014년 9월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밝혀 큰 충격을 줬다. 박태환이 사용한 금지약물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으로, WADA가 지정한 1종 금지약물이다. 국제수영연맹(FINA)은 3월 24일 청문회를 열고 박태환에게 18개월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리고,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딴 6개의 메달을 모두 박탈했다. 진실게임 공방이 계속된 가운데 내년 3월 2일 징계가 끝나는 박태환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금지약물 사용자는 3년간 태극마크를 달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규정 등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는 광주하계U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전망을 밝게 했다. 동아닷컴DB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는 광주하계U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전망을 밝게 했다. 동아닷컴DB

손연재 3관왕, 광주U대회 성공적 개최

리듬체조 손연재(21)는 7월 광주에서 열린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U대회)에서 개인종합 금메달과 함께 종목별 결승에서 후프·볼 금메달을 획득하며 3관왕의 영예를 차지했다. 하계U대회 사상 처음으로 리듬체조에서 한국에 금메달을 안기며 리우올림픽 메달 전망을 밝게 했다. 한국 선수단은 안방에서 열린 광주U대회에서 금메달 47개, 은메달 32개, 동메달 29개로 종합 1위에 올랐다. 한국이 하계U대회에서 종합 1위를 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주시는 ‘저비용 고효율’ 속에 U대회를 성공리에 마쳐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모범사례로 남았다.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한 박인비


‘골프여제’ 박인비(27)는 6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라 2013년과 2014년에 이어 이 대회 3연속 우승을 일구며 ‘단일 메이저대회 3연패’의 금자탑을 세웠다. 이어 8월 메이저대회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세계적으로는 역대 7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대업을 이뤘다. 메이저 5개 대회 중 4개 대회의 타이틀을 획득해 올해 개인 최고목표였던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2015년 평균 타수 69.415타로 2년 만에 최저타수상을 되찾은 박인비는 마지막 1점을 추가해 LPGA 투어 명예의 전당 입성 요건인 27점을 모두 채우는 겹경사까지 누렸다.

손흥민, 한국인 역대 최다 이적료로 EPL 입성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던 손흥민(23)은 8월말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아시아선수로는 역대 최다 이적료(2200만파운드·약 400억원)를 기록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다. 2013년 1000만유로(약 136억원)의 이적료로 독일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었던 손흥민은 2년여 만에 자신의 몸값을 3배나 높이며 토트넘으로 이적해 13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새 팀에 데뷔한 초반 강력한 존재감을 뽐내던 그는 9월 들어 6주간 부상으로 주춤한 뒤 최근 주전경쟁에서 밀리며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두산 베어스,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프로야구 두산은 10월 31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5차전에서 13-2 승리를 거두고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패권을 되찾았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김응룡(1983년·해태), 선동열(2005년·삼성), 류중일(2011년·삼성) 감독에 이어 사령탑 데뷔 해에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4번째 사령탑이 됐다. 두산의 우승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과 1995년, 2001년에 이은 통산 4번째. 특히 2001년처럼 올해도 정규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대망의 우승까지 거머쥐는 저력을 발휘했다.

전북 천하, K리그 클래식 2연패 달성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은 또 한번 전북현대의 천하였다. 시즌 초반부터 1위를 질주한 전북은 22승7무9패, 승점 73으로 2위 수원삼성(승점 67)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2연패에 성공했다. 2009년 처음으로 K리그 패권을 차지한 뒤 2011년과 20014년에도 우승했던 전북은 통산 4번째 최고의 자리에 오르며 명실상부한 K리그 최고 명문으로 우뚝 섰다. 4차례의 영광을 모두 함께한 최강희 감독은 박종환 전 성남FC 감독, 차경복 전 성남일화 감독(이상 3회)을 제치고 K리그 역대 최다 우승 사령탑으로 자리매김했다. 전북은 시즌 종료 후 열린 K리그 시상식에서 감독상(최강희)-MVP(이동국)-영플레이어상(이재성)을 싹쓸이하며 화룡점정을 했다.

‘김인식호’, 프리미어 12 초대 챔피언 등극


‘국민감독’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11월 세계랭킹 상위 12개국이 격돌한 국가대항전 ‘프리미어 12’에서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개막전에서 일본에 0-5로 완패해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조별예선을 B조 3위(3승2패)로 통과했다. 8강전에서 쿠바, 4강전에서 일본을 잇달아 꺾고 결승에선 ‘야구 종가’ 미국마저 8-0으로 따돌리고 짜릿한 우승을 달성했다. 특히 0-3으로 뒤지다 9회초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둔 일본과의 준결승은 한국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명승부였다. 선수 구성 단계에서부터 난항을 겪었던 김 감독은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값진 결과를 도출해내며 국민감독의 명성을 유감없이 재확인했다.

불법 도박, 심판 매수 등으로 얼룩진 스포츠계

농구, 야구, 축구 등 프로스포츠는 불법 도박과 심판 매수 등으로 얼룩진 한 해를 보냈다. 농구에선 현역 사령탑이 승부조작 의혹을 받고 물러났고, 일부 현역 선수들은 대학시절의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과 출장정지 등을 받았다. 야구에선 해외원정도박 파문이 터져 삼성 핵심 투수 3총사(임창용 윤성환 안지만)가 한국시리즈에 나서지 못했다. 임창용은 은퇴가 불가피해졌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오승환도 무적 신세가 될 위기에 처했다. 축구에선 용병 비리로 전직 지방구단 사장이 구속된 데 이어 사상 처음으로 현역 심판이 뇌물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쾌속질주한 ‘슈틸리케호’

축구국가대표팀 ‘슈틸리케호’는 찬란한 한 해를 보였다. 1월 2015호주아시안컵에선 27년 만에 준우승을 차지했고, 8월 중국 우한에서 펼쳐진 2015동아시안컵에선 7년 만에 우승컵을 탈환하는 등 연이은 국제대회에서 출중한 성적을 냈다. 6월부터 시작된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도 6전승(23득점·0실점)을 달리는 등 승승장구했다. 총 20번의 A매치에서 16승3무1패를 기록했다. 승률 80%는 1980년 이후 최고 기록이고, 한 해 16승은 1975년(18승1무4패)과 1978년(18승2무)에 이어 최다승 2위다. 연간 17경기 무실점은 한국축구 역사에 없었던 신기록이다.

진통 계속된 체육단체통합


2015년 국내 체육계의 최대 화두는 체육단체 통합이었다. 3월 들어 체육단체 통합 법률이 공포되면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체육단체 통합은 대한체육회가 정부 주도의 통합에 반기를 들면서 온갖 불협화음을 낳았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을 다루는 통합준비위원회는 6월 일찌감치 출범했지만, 11월에야 정상적인 모양을 갖출 정도로 한동안 적잖이 표류했다. 이후 통합준비위원회는 통합체육회의 명칭을 ‘대한체육회’로 결정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냈지만 타임스케줄대로 통합체육회가 정상 출범하기까지 앞으로 넘어야할 산은 여전히 많다. 통합체육회는 법률에 따라 내년 3월 28일까지 출범해야 하고, 통합체육회장 선거는 내년 리우올림픽 이후인 10월 31일 이전까지 시행해야 한다.

정리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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