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돌아오면 우리 선수”…이대호에 공들이는 롯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2월 28일 05시 45분


소프트뱅크 이대호. 스포츠동아DB
소프트뱅크 이대호. 스포츠동아DB
미국 애리조나 캠프 동반훈련 ‘배려’

이대호(33·사진)가 12월초 어느 시상식장에서 특별상을 받았을 때 겪은 에피소드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상태여서 소속팀이 없는 신분이라 꽃다발을 건넬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상을 받고 우두커니 서 있는데, 꽃다발을 든 한 남자가 단상에 올라왔다. 롯데 이창원 대표이사였다. 당시 수행직원은 “우리가 먼저 생각했어야 했는데 사장님께서 먼저 ‘꽃다발을 마련해놓으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이사는 취임 직후인 올해 초 구단 직원들에게 “이대호와 연락은 주고받느냐”고 불현듯 물었다.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선수인 이대호까지 챙긴다는 생각을 미처 못 한 직원들은 이 대표이사에게 쓴 소리를 들어야 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제, 어떻게 롯데로 돌아올지 모르는 선수’인 만큼 구단 대표이사부터 이대호를 세심하게 챙기려 한 것이다. 이제 롯데 직원들은 사적으로라도 이대호와 연락하고, 마음을 쓰려고 한다.

이대호가 내년 1∼2월 진행되는 롯데의 미국 애리조나 캠프 동반훈련을 요청했을 때, 롯데가 흔쾌히 수락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2016년 한국과 일본 내 타 구단 이적을 금지한 조항을 넣은 소프트뱅크와의 계약 때문에라도 이대호가 당장 롯데로 컴백하기는 어렵다. 롯데 안에서도 “프리에이전트(FA) 선수 3명(송승준·윤길현·손승락)의 몸값으로만 140억원 이상을 쓴 마당에 추가지출은 어렵다”고 말한다.

전성기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이대호 영입은 롯데로서도 빅 프로젝트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예전과 달리 지금은 ‘한국으로 돌아오면 이대호는 롯데 선수’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이대호도 메이저리그 도전 이후의 ‘보험’ 차원에서라도 롯데의 배려를 나쁘게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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