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민·나바로 없는 삼성, 대안은 구자욱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2월 28일 05시 45분


삼성 구자욱.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구자욱.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장타율 5위…좌타 거포 성장 가능성

삼성은 2014시즌과 2015 시즌 연속으로 팀 타율 3할을 넘겼다. 그 원동력은 리그에서 가장 완벽한 좌·우 타선의 균형에 있었다. 지난 시즌 모 구단 감독은 “삼성은 중심타선에 왼손 최형우와 이승엽, 오른손 박석민과 나바로가 있다. 승부처에서 불펜 왼손 스페셜리스트나 잠수함투수 투입 시점이 가장 고민되는 상대팀이다”며 “나바로를 오른손이 막고 왼손을 투입해 최형우와 이승엽을 다 잡아야 하는데, 중간에 박석민이 있기 때문에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삼성이 자랑하던 중심타선의 좌·우 균형은 이제 완전히 붕괴됐다. 박석민(30)이 프리에이전트(FA)가 돼 NC로 떠난 데 이어 거포 내야수 야마이코 나바로(28)마저 일본프로야구 지바롯데와 계약을 앞두고 있다. 올 시즌 박석민은 26홈런 116타점, 나바로는 48홈런 137타점을 기록했다. 스토브리그에서 삼성은 74홈런-253타점 듀오를 잃었다.

삼성은 외국인선수 시장에서 거포 3루수를 물색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선수는 언제나 계산이 어렵다. 어떻게든 새로운 중심타자를 찾아야 하는 것이 삼성의 숙제가 됐다.

첫 번째 후보는 신인임에도 올 시즌 빼어난 활약을 펼친 구자욱(22)이다. 왼손타자지만 오른손 투수(0.384)와 왼손 투수(0.309)를 상대로 3할 이상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장타율에선 오른손 투수(0.469)보다 왼손 투수(0.589)에게 더 높았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구자욱은 미래의 이승엽이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있다. 스윙에 약점이 분명히 있는데, 그 폼으로 3할5푼(시즌 타율 0.349)을 쳤다. 고치고 극복한다면 대형 타자가 될 수 있는 자질이 있다”고 평가했다.

구자욱은 아직 호리호리한 체격이지만 22세에 불과하다. 타자의 신체적 완성은 20대 중반이라는 것이 현장의 주된 견해다. 187cm의 큰 키는 하드웨어적으로 거포 성장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올 시즌 홈런은 11개에 그쳤지만, 0.534의 장타율은 대형 타자가 즐비한 팀에서도 전체 5위였다. 경기수가 많지 않지만 올해 3번타자로 나선 12경기에선 11타수 6안타, 2홈런, OPS 1.182로 만만치 않은 장타력을 과시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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