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유니폼 바꿔입으며 포지션 파괴 야구 이대은 등 톱 게스트까지 동참 염기훈 “나눔은 먼곳에 있지 않았다”
“우와, 대박! 최진철 떴어!” “김진수 짱. 진짜 귀엽지 않냐?”
크리스마스의 여운이 여전히 남아있던 27일 서울 장충체육관. 이곳에는 평소 익숙한 겨울철 실내종목 배구 대신, 때 아닌 축구 열기가 가득했다. ‘홍명보자선축구’로 더욱 잘 알려진 ‘주식회사 건영과 함께 하는 셰어더드림풋볼매치 2015’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골키퍼를 포함해 5대5 풋살 형태(전·후반 각 25분)로 진행된 공식 행사는 이날 오후 3시 시작됐지만, 정오 무렵부터 체육관 주변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내년 시즌부터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1부) 항저우 그린타운 지휘봉을 잡게 된 전 국가대표팀 사령탑 홍명보 이사장의 부름을 받아 현장을 찾은 전·현직 태극전사·낭자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자,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입장을 기다리던 팬들은 일제히 환호를 보냈다.
연말연시 축구계를 대표해온 소문난 잔치답게 볼거리 역시 풍성했다. 아무래도 진지함보다 즐거움을 위해 마련된 행사인지라, 사랑팀(감독 최진철·포항 스틸러스)과 희망팀(감독 안정환·방송 해설위원)으로 나뉜 출전선수들의 얼굴 표정은 유난히 밝아 보였다.
그래서일까. 초록 잔디가 아닌 좁은 공간이지만 평소 감춰뒀던 발재간을 한껏 뽐내기도 했고, 서로 유니폼을 바꿔 입으며 적극적으로 ‘포지션 파괴’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의 열정과 참여는 모두에게 환한 웃음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여기에다 축구광으로 유명한, 행사의 단골손님 서경석(개그맨)과 야구선수 이대은(지바롯데) 등도 가세해 다채로운 골 세리머니를 펼치며 체육관 스탠드를 가득 메운 4500여명의 마음을 따스하게 만들었다.
팬들이 동참하는 ‘추억 만들기’에도 아주 적극적이었다. 경기 말미, 골을 주고받은 양 팀 선수들은 여성 팬이 가지고 온 카메라를 건네받고, 두 손으로 큰 하트를 그리며 기념촬영을 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사진 촬영에 나선 이가 희망팀 김진수(호펜하임)였는데, 그는 대표팀 훈련캠프에 입소했을 때도 종종 언론사 사진기자의 카메라를 빌려 동료들을 취재(?)하며 유쾌함을 안긴 바 있다. 또 다른 연말 자선축구인 ‘추캥(축구로 만드는 행복)’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사랑팀 염기훈(수원삼성)은 “나눔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이처럼 뜻 깊은 행사에 동참해 흐뭇하다”고 말했고, 희망팀 장현수(광저우 푸리)도 “(봉사가) 꼭 거창할 필요가 없다는 걸 느낀다. 선수들은 봉사를 하고 싶어도 방법을 잘 몰라 못할 때가 많은데 이러한 이벤트가 큰 도움이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