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크 1000개 때리니 어깨 통증이 사라지더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8일 03시 00분


독일배구협회-유럽배구연맹 홈피, 그로저-얀 스토크 한국 적응기 소개

“스파이크를 1000개 때리고 났더니 통증이 사라지더라.”

얼핏 선동열 전 프로야구 KIA 감독(52)이 주장했던 ‘3000 투구 훈련법’을 떠올리게 만드는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을 한 건 프로배구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 그로저(31·독일)다. 독일배구협회는 2015∼2016 NH농협 V리그 전반기 종료를 앞두고 그로저의 한국 무대 적응기를 소개하는 인터뷰 기사를 홈페이지에 실었다.

인터뷰에서 그로저는 “나는 보통 한 경기에 스파이크를 60∼70개 때리는데 다른 날개 공격수들은 10∼15개밖에 때리지 않는다. 처음에는 어깨에 통증이 찾아올 정도로 힘들었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전담 물리치료사가 늘 세심하게 내 몸을 챙겨 주기 때문에 몸에 무리가 가지는 않는다. 이제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태 삼성화재처럼 선수를 위해 모든 걸 할 수 있도록 준비된 팀을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로저는 팀 합류가 늦어 올 시즌 첫 두 경기를 뛰지 못했지만 어느덧 삼성화재 공격의 49.3%를 책임지고 있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이상하게 보이기는 이번 시즌 한국전력에서 공격의 47.6%를 책임지고 있는 얀 스토크(32·체코)에게도 마찬가지다. 유럽배구연맹(CEV)이 홈페이지에 올린 인터뷰에서 스토크는 “V리그에서는 맞대결 팀의 외국인 선수끼리 누가 더 점수를 많이 내나 경쟁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외국인 선수끼리 블로킹도 서로 맞상대하기 때문에 일대일 경기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올스타 휴식기를 맞아 두 단체에서 인터뷰 기사를 내보낼 정도로 두 선수는 세계 배구 무대에서 이름난 스타다. 두 선수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이탈리아와 러시아 리그를 모두 경험했다. 그래도 한국 선수들의 훈련 장면은 이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스토크는 “한국 선수들은 기계처럼 수백 번씩 연습하는 데 익숙하다”고 말했다. 그로저 역시 “한국 선수들은 훈련에 미친 것 같다”고 평했다. 하지만 그로저는 강훈련이 싫지만은 않았던 눈치다. 그로저는 “한국에서는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나 블로킹 훈련도 아주 강렬하게 한다”며 “훈련을 마치고 나면 특히 하체가 튼튼해지는 느낌이다. 사실 허벅지가 얼마나 굵어졌는지 이제 바지가 작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한편 27일 안산 경기에서는 선두 OK저축은행이 KB손해보험을 3-1(26-24, 22-25, 30-28, 29-27)로 꺾고 6연승을 기록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스파이크#유럽배구연맹#그로저#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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