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 오른 임준혁, 생애 첫 억대 연봉 진입 제 몫 못한 나지완·서재응·김병현 등 삭감
2011년 이후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한 KIA는 매년 연봉협상 테이블에서 찬바람이 불기 일쑤였다. 팀 성적이 선수단 연봉 총액에 반영되면서 선수들과 인상 또는 삭감의 폭을 놓고 줄다리기를 펼치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올해는 큰 갈등 없이 끝났다. 최근 신혼여행을 다녀온 양현종(27)과는 내년 1월 초 천천히 만나기로 했다. ‘예비 FA(프리에이전트)’인 에이스에 대한 대우는 후할 것으로 예상된다.
7위에 그쳤지만, KIA는 막판까지 와일드카드 경쟁을 펼치는 등 부족한 전력에도 선전했다. 49명 중 인상 32명, 동결 7명, 삭감 10명이었는데 이들의 내년 연봉 총액은 올해보다 2억400만원이 증가했다. KIA 구단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팀 성적을 엄격히 적용하면서 전체 연봉이 많이 줄었다. 이번에는 그 부분이 다소 감안됐다. 협상에 어려움은 크지 않았다”며 “올해 감독님께서 많은 선수들을 1군에서 기용하면서 인상요인을 가진 선수도 많았고, 인상폭을 많이 나눠가졌다”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선수는 13년차 투수 임준혁(31). 올해 선발의 한 축으로 떠올라 데뷔 후 최고인 9승(6패)을 올린 덕분에 5000만원에서 1억3000만원으로 160% 인상돼 생애 첫 억대 연봉에 진입했다. 좌완 심동섭(24)도 3승1패21홀드1세이브, 방어율 5.02로 불펜을 지킨 공로를 인정받아 9100만원에서 1억4000만원으로 53.9%의 인상을 기록했다.
포수 이홍구(25)도 31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125.8%의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내야수 김민우(36)는 9300만원에서 29% 오른 1억2000만원, 신인 외야수 이호령(23)은 2700만원에서 122.2% 오른 6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새롭게 주축으로 떠오른 선수들이 상승의 기쁨을 맛봤지만, 제 몫을 하지 못한 베테랑들은 삭감을 피하지 못했다. 외야수 나지완(30)은 2억5000만원에서 20% 삭감된 2억원에 사인했다. 투수 서재응(38)은 1억2000만원에서 7000만원, 김병현(36)은 2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5000만원씩 낮아졌다. 김진우(32)도 1억5000만원에서 1억2000만원으로 3000만원 삭감을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