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주차 경기서 맞대결 가능성 레전드 문세영 말몰이 등 기승술 최강 부산경남의 미래 조성곤 폭발력 압권
100 vs 100의 전쟁. 2016년 과천벌 최대 이슈 중의 하나는 ‘과천벌의 황제’ 문세영(35) 기수와 ‘경주로의 마술사’ 조성곤(33) 기수의 대결이다. 그동안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최고의 경주를 보여주었던 조성곤은 2016년부터 서울에서 둥지를 튼다. 객관적 전력면에서는 문세영이 한 수 위다. 그러나 질주하는 야생마 같은 조성곤의 기세 또한 만만치 않다. ● 한국경마의 전설 문세영 vs 한국경마의 미래 조성곤, 첫 대결은 언제쯤?
문세영은 사상 최초의 6년 연속 100승 이상을 달성하며 한국 경마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국보급 기수다. 조성곤은 부산경남 최초의 100승을 돌파한 떠오르는 강자. 렛츠런파크 서울과 부산경남에서 한국경마를 양분해 왔던 두 스타는 2016시즌 맞대결이 불가피해 벌써부터 경마팬을 흥분시키고 있다.
조성곤은 오는 2일 제1경주에 출전을 시작으로 이틀간 최소 10경주 이상을 기승할 예정이다. 특히 서울서 펼치는 첫 경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면 문세영은 허리부상으로 2주째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이 둘의 맞대결이 올 첫 번째 주엔 무산됐지만 2주차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문세영과 조성곤의 대결은 큰 의미가 있다. 문세영이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 경마를 책임진 전설이라면, 부경경마 최초의 100승 기수로 2015년 그랑프리를 우승한 조성곤은 한국 경마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 기교파의 문세영 6년 연속 시즌 100승…한국경마의 전설
문세영은 ‘빠르고, 기교가 넘치는’ 기교파다. 말몰이로 한번 뛰기 시작하면 그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경쟁자들의 얼이 빠지게 하는 기승술로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경지다. 가끔 오버페이스로 큰 경주에서 우승을 놓친다는 게 옥에 티다.
2001년 기수로 데뷔한 문세영은 언제나 과천벌 간판의 활약을 꾸준히 해왔던 기수였지만 2015시즌은 유난히 눈부셨다. 지난해 3월 통산 최단기간 1100승을 달성하더니, 7월에는 최단기간 시즌 100승을 기록하면서 2010년 이후 6년 연속 시즌 100승을 달성했다.
문세영은 “6년 연속 100승을 이뤘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부상이 없어야 가능한 기록인데, 지난 6년 동안 부상이 없었다는 것에 대해 만족한다”며 “(조성곤이라는)경쟁자가 생겨서 더욱 열심히 하게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성곤이가 서울에 오면 잘할 수 있을 거라고 격려를 많이 해줬다. 나도 자신 있게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 조성곤 폭발적 스피드와 차분한 말몰이 최고…큰 대회에 강해
조성곤은 다재다능한 면에서는 문세영보다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마지막 직선주로에서 보여주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차분한 말몰이는 한국경마 역사상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통점도 많다. 특히 카리스마와 승부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05년 데뷔한 조성곤은 2015시즌 서울경마와의 맞대결에서 13전13승을 기록하는 등 한국경마를 호령하고 있는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매 시즌 다승왕에 도전해왔다. 지난 2009년 71승으로 데뷔 후 첫 다승왕에 올랐고, 2010년 84승·2011년 86승으로 3년 연속 최고의 리딩자키로 군림한 바 있다. 지난 11월 최초의 시즌 100승을 달성하며 부경경마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2015시즌 통산 104승을 기록하며 다승왕에 오르며 렛츠런파크 서울 이적을 결정했다.
특히 조성곤은 큰 경주에 강해 국산마 ‘당대불패’와 함께 대통령배(GⅠ) 3연패(2010∼2012)를 석권하는 등 최고등급의 그레이드(GⅠ∼GⅢ) 대상경주 우승횟수만 12회로 문세영이 기록한 10회보다 많다.
● 조성곤 “문세영 기수는 넘을 수 없는 벽”
부산경남서 잘 나가던 조성곤이 돌연 서울로 둥지를 옮긴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을 터. 조성곤은 “예전부터 서울 활동을 꿈꿨다. 군 제대 후 2005년 부산에 처음 내려왔을 때 통장에 단돈 100만원 만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그때에 비하면 훨씬 여유 있게 살고 있는데 만약 내가 물질적인 부분에서 바랐다면 부경에 계속 남아 있었을 것”이라며 “남자라면 자기의 끝이 어디인지 도전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수로서 내 자신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도전해보고 싶었다”며 돈보다 꿈과 도전을 위해 서울에 왔음을 시사했다.
조성곤은 선배 문세영을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문세영 기수는 사실 넘을 수 없는 벽이다. 부경에서부터 부담스러운 존재다. 서울에서 어마어마한 입지를 구축한 기수와 경쟁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어깨만 나란히 해도 영광일 것”이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최강 대 최강의 빅매치에서 누가 먼저 웃을까. 경마팬들은 가슴은 새해 벽두부터 ‘심쿵’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