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47)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중국 슈퍼리그 항저우 그린타운과 2년 계약을 한 홍 감독은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2014브라질월드컵을 끝으로 현장을 떠난지 1년 반만의 컴백이다.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전설의 일거수일투족은 축구계의 각별한 조명을 받는다. 특히 ▲첫 번째 프로무대 진입이라는 점 ▲첫 번째 중국 도전이라는 사실 등으로 관심이 높다. 2006년 국가대표팀 코치로 ‘제2의 축구인생’을 시작한 홍 감독은 각급 연령별 대표팀을 이끌며 출중한 성과를 냈고, 2012런던올림픽 동메달 획득으로 화려했던 지도자 이력의 정점을 찍었다.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태극전사들과 함께한 터라 당연히 프로에 도전할 입장도, 환경도 아니었다.
사실 홍 감독의 중국행 소식에 깜짝 놀란 이들이 적지 않다. 정부 차원의 각별한 관심과 투자, 이를 통해 세계적 스타들을 끌어들이는 중국은 아시아축구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했으나 국적을 불문하고 ‘지도자’를 쉽게 여기는 태도는 매력과 부담을 동시에 준다. 일평생 축구를 하면서 대부분 성공적 발걸음을 해온 홍 감독이 자신의 복귀 무대로 중국을 택할 가능성이 낮아 보인 것도 그래서다. 더욱이 현역 시절에도 그는 K리그와 일본 J리그, 미국 MLS(메이저리그사커) 등을 경험했을 뿐, 중국에 몸담은 적이 없었다.
그러나 홍 감독은 ‘익숙함’을 버렸다. 또 오랜 시간 함께 한 대표팀 전직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을 많이 데려가지도 않았다. 아시아쿼터로 최근 영입한 베테랑 수비수 오범석(32)과 황인우 전 대표팀 재활팀장과만 동행한다. 이로써 본의 아니게 오해를 샀던 ‘제 식구 챙기기’라는 꼬리표를 떼어냈다.
홍 감독은 “그간의 경험으로 적극적으로 소통해 제자들의 마음을 얻겠다. 경기장 안팎에서 팀 전체가 프로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성장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4일 상견례를 한 뒤 10일 태국에서 1차 전지훈련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