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 봅슬레이 스켈리턴 국가대표 감독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메달권 진입은 확실하다. 현재 어느 대회든 은, 동메달은 90% 완성된 수준이다. 나머지 10%를 어떻게 메울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의 자신감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동반 메달을 딴 스켈리턴의 윤성빈(22·한국체대)과 봅슬레이의 원윤종(32·강원도청), 서영우(25·경기도청)가 이 감독의 믿는 구석이다.
새해 첫날 2015∼2016 국제봅슬레이스켈리턴연맹(IBSF) 4차 월드컵이 열리는 미국 뉴욕 주 레이크플래시드로 떠난 이들을 지난해 12월 29일 만나 새해 소망을 들어봤다.
○ 국가대표가 되다
교사 임용시험을 준비 중이던 체육교육과(성결대) 학생 원윤종의 삶을 바꾼 건 2010년 여름 후배가 건네준 봅슬레이 국가대표 선발전 공고였다. 순발력이 필요한 운동을 잘했던 원윤종은 끌리듯이 그렇게 태극기가 박힌 봅슬레이 조종석에 앉게 됐다. 대학생(성결대)이 돼서 맞이한 첫 여름 방학 때 ‘강원도에서 썰매를 배우고 국가대표 테스트도 받아보자’는 친구를 따라나섰던 서영우는 그 길로 원윤종이 모는 썰매 뒷자리에 안착했다. 고등학교 시절 체육 선생님의 권유를 받고 스켈리턴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했던 윤성빈은 세 번의 도전 끝에 2013년 9월 태극마크를 달았다.
○ 시작은 미약하나…
2010년 11월 원윤종과 서영우는 미국 유타 주 파크시티에서 열린 북아메리카컵 국제대회에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출전했다. 그러나 그들의 기록은 없다. 봅슬레이가 뒤집어졌기 때문이다. 둘은 “그때는 공식연습 때도 10번 타면 7, 8번은 뒤집어졌다”고 회상했다.
2012년 태극마크를 달고 한 달 만에 국제대회(미국 북아메리카컵)에 나섰던 윤성빈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습주행 때 트랙을 처음 타봤는데 마지막 오르막길 코스에서 썰매가 멈췄어요. 코스가 다 끝난 줄 알고 일어났는데 부딪쳐서 멈췄더라고요. 괜히 했다 싶었어요. 외국이라 돌아갈 수가 없어서 억지로 했어요. 결국 그 경기에서는 꼴등 했고요.”
○ 그 끝은 창대하리라
국제 썰매계에서 세 선수를 바라보는 눈은 이제 달라졌다. “다른 나라 코치들이나 중계 방송하는 캐스터들이 다 신기해해요. 아시아 선수가 이렇게까지 할 줄 몰랐다고요.”
하지만 이들은 아직은 아니라고 말한다. 윤성빈은 “아직은 경험 많은 선수들에 비해 탈 때 편안함이 부족하다. 욕심이 크면 오히려 잘 안 되는 것 같아 아무것도 몰랐던 때의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려 한다”며 초심을 강조했다.
서영우도 “2015년 좋았던 성적은 다 잊고 새해를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원윤종은 “우리나라에 트랙이 생긴다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럽다. 외국인 선수는 최대 40번밖에 트랙을 타볼 수 없기 때문에 평창 트랙이 완성되면 200∼300번 타며 안방의 이점을 살리겠다”고 말했다.
올림픽 메달 못지않게 새해 이들이 원하는 게 있다. 여자 친구다. 서영우와 윤성빈은 “새해엔 여자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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