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의 문이 조금씩 닫혀 가면서 이대호(34·소프트뱅크)와 오승환(34·한신)의 거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두 선수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일찌감치 미국프로야구에 도전장을 냈지만 한 달이 넘도록 입질하는 구단조차 없는 실정이다.
문제는 두 선수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다음 달 초부터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 이에 따라 구단들의 선수 트레이드와 영입을 위한 스토브리그는 이달 말이면 파장이다. 따라서 이대호와 오승환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달 중순까지는 계약을 마무리해야 한다. 물론 스토브리그가 끝난 뒤에도 계약을 할 수는 있지만 시간에 쫓겨야 하는 만큼 떨이식의 ‘헐값’ 계약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대호와 오승환의 해외 진출이 늦어지는 건 무엇보다 현재 미 FA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요에니스 세스페데스(31·뉴욕 메츠), 저스틴 업턴(29·샌디에이고) 등 FA 대어로 꼽히는 선수들의 계약이 늦춰지면서 이들보다 아래 급 FA들의 계약이 줄줄이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대호와 오승환은 일본프로야구에서 최정상급 기량을 보여줬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에는 군침을 흘릴 만큼의 대어는 아니다.
여기에 이대호는 1루수와 지명타자로만 뛸 수 있어 활용할 수 있는 폭이 좁은 데다 낮은 주루 능력과 높은 계약 금액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5억 엔의 연봉을 받았던 이대호는 내심 700만 달러 정도의 연봉을 기대하고 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이 정도의 연봉을 감당할 수 있는 구단은 많지 않다. 최근 약식기소 처분을 받으며 도박 악재에서 벗어난 오승환도 적지 않은 나이와 높은 몸값이 걸림돌이다.
돌아갈 곳도 마땅치 않다. 한신은 지난해 12월 오승환과의 협상 중단을 선언하며 결별했다. 소프트뱅크는 현재 이대호의 잔류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내년 시즌을 구상해야 하는 코칭스태프로서는 마냥 기다리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대니얼 김 SPOTV 해설위원은 “(2014년 볼티모어에 입단한) 윤석민도 2월이 넘어 계약을 체결했다”며 “두 선수가 경쟁력이 있는 만큼 결국 좋은 소식을 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불펜이 중시되는 경향을 고려해 오승환이 꼭 마무리투수를 고집하지 않고 단기간 계약을 받아들인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대호는 개인 훈련을 위해 4일 미 애리조나로 출국했다. 오승환도 조만간 미국으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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