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한 김현수(28·볼티모어)와 박병호(30·미네소타)에 대해 미국 언론들이 연일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스포츠전문채널 ESPN도 대서특필해 주목된다. 에릭 롱겐하겐 기자는 5일(한국시간) 스카우트들에게 들은 내용을 토대로 김현수와 박병호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우선 김현수에 대해선 “과거 애틀랜타의 유망주였던 봉중근(LG)을 배출한 신일고 출신이다”고 소개하며 “200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2008년 MVP(최우수선수) 후보에 올랐고, 이제 한국에서 누구나 아는 이름이 됐다”고 설명했다.
타고투저의 영향으로 타자에게 유리한 한국프로야구의 성적을 메이저리그에 단순 적용할 수 없다는 전제를 달면서도 김현수는 필드의 모든 방향으로 직선타구를 날릴 수 있는 ‘스프레이 히터’라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이런 기술은 자연스러운 스윙의 산물이며, 콘택트 이전에 투구가 히팅존에 최대한 들어올 때까지 기다린 뒤 스윙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타격 후 몸이 1루선상으로 빨리 기울어지는 경향과 엉덩이가 일찍 열리기 때문에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을 비롯해 바깥쪽으로 달아나는 체인지업성 변화구에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놀라운 운동신경과 본능 덕분에 좌익수 수비도 평균 이상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어 타격 부진 시 수비로도 만회할 수 있다고 호평했다.
박병호의 활약 가능성에 대해서도 낙관했다. 특히 스윙 시 엄청난 허리 회전과 강한 손목 힘에서 발휘되는 파워를 높이 샀다. 20∼80으로 매기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팅 평가에서 박병호의 파워는 최정상급인 60∼70을 얻었다. 미네소타 구단은 박병호에게 해마다 1∼2승 정도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을 기대하고 있는데, 박병호가 그 정도는 해줄 선수라고 전망했다. 다만 KBO리그에서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기록한 슬러거지만, 삼진이 많아 메이저리그 1루수에게 바라는 타격 성적을 내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예상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