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사커’ 지네딘 지단(44·사진)이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명문 구단 레알 마드리드(레알)의 새 사령탑이 됐다.
레알 구단은 5일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을 경질하고, 2군을 지휘하던 지단을 새 감독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지단은 “마음과 영혼을 다 바쳐 레알의 모든 것이 잘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현역 시절 레알에서 뛰는 동안(2001∼2006년) 루이스 피구, 데이비드 베컴, 호나우두 등과 함께 ‘갈락티코 레알’의 중심을 이뤘던 지단이 레알을 바꿔 놓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갈락티코는 스페인어로 은하수라는 의미로, 갈락티코 레알은 은하수처럼 화려한 선수들로 최상의 팀을 꾸려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겠다는 레알의 구단 철학이다.
레알의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이 지단에게 원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림 벤제마 등 팀 내 개성이 강한 선수들을 장악하고, 화려한 공격 축구를 보여 달라는 것이다. 페레스 회장은 지난해 6월 베니테스 감독을 영입할 당시에도 이 두 가지를 주문했다. 하지만 베니테스 감독은 둘 다 제대로 해내지 못하며 한 시즌도 못 버틴 채 잘리고 말았다.
페레스 회장과 레알의 팬들은 레알에서 선수와 코치, 기술고문, 단장까지 지낸 지단이 강력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빠른 시간 안에 팀을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레알은 5일 현재 프리메라리가 전체 20개 팀 중 3위다. 순위로만 보면 나쁜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역 라이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1위)와 ‘엘 클라시코’ 상대 FC 바르셀로나(2위)에 뒤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질된 베니테스 감독은 성적을 내기 위해 수비에 무게를 두고 역습에 나서는 전술을 구사해 왔다. 수비 축구는 레알의 구단 철학과 맞지 않는다. 레알 팬들도 수비 축구는 용납하지 않는다. 재미없는 수비 중심의 축구를 하고서도 순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에 밀린 게 베니테스 감독의 경질로 이어진 결정타가 됐다. 현역 시절 현란한 드리블과 뛰어난 볼 컨트롤로 프랑스의 화려한 ‘아트 사커’를 지휘했던 지단이 용병술도 ‘아트’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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