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켈레톤 윤성빈, 故 로이드 코치에게 바친 은메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월 11일 05시 45분


스켈레톤 윤성빈. 사진제공|대한 봅슬레이 스켈레톤 경기연맹
스켈레톤 윤성빈. 사진제공|대한 봅슬레이 스켈레톤 경기연맹
월드컵 4차 대회 2위…세계랭킹도 4위로
“돌아가신 게 안 믿겨…남은 시즌도 최선”


스켈레톤의 기대주 윤성빈(22·한국체대·사진)이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2015∼2016시즌 월드컵 4차 대회에서 1차(53초99)·2차(54초77) 시기 합계 1분48초76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올 시즌 월드컵 2차 대회에서 4위, 3차 대회에서 3위로 차근차근 순위를 끌어올더니 4차 대회에선 2위까지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이로써 윤성빈의 세계랭킹도 4위까지 치솟았다.

이뿐이 아니다. 윤성빈은 10년 만에 트랙 스타트 신기록도 작성했다. 그는 1·2차시기 모두 4초70에 스타트구간을 통과해 2006년 알렉산더 트리티아코프(러시아·4초74)가 세운 종전 기록을 갈아 치웠다.

윤성빈은 경기 후 은메달의 영광을 이번 대회 직전 사망한 고(故) 맬컴 로이드(68·영국) 코치에게 돌렸다. 로이드 코치는 한국봅슬레이대표팀의 주행코치를 맡아 열악했던 한국봅슬레이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인물이다. 러시아, 캐나다, 미국 등 5개국 대표팀을 지도하며 쌓은 노하우를 한국선수들에게 아낌없이 전수했다. 아울러 한국선수들의 마음까지 다정다감하게 감쌌다. 로이드 코치는 이번 4차 대회를 앞두고 한국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었지만,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로이드 코치를 잘 따랐던 선수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윤성빈도 은메달을 목에 건 뒤 수상의 기쁨보다는 “얼마 전까지 함께 지냈던 로이드 코치님이 돌아가신 게 믿어지지 않는다. 깊은 애도를 표하고 싶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팀 분위기가 침울했지만 감독님, 코치님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독여주신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남은 월드컵 시즌도 좋은 결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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