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34)을 선택한 세인트루이스는 그동안 한국선수들에게 꾸준한 관심을 보여온 구단이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린 강정호(29·피츠버그)와 박병호(30·미네소타)의 영입전쟁에 뛰어드는가 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김현수(28·볼티모어)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인트루이스가 강정호, 박병호를 데려오기 위해 열을 올린 이유는 팀 사정 때문이었다. 강정호는 조니 페랄타(34)의 뒤를 이을 선수로 주목했다. 페랄타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걸출한 유격수지만 서른네 살로 나이가 많다. 세인트루이스는 젊은 유격수 찾기에 돌입했고, 한국의 강정호를 영입하기 위해 경쟁에 참여했다. 정확한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강정호의 포스팅금액으로 500만달러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피츠버그에 단 2015달러 차이로 밀렸지만, 500만달러라는 높은 금액을 제시할 정도로 영입 의사가 높았다.
강정호를 데려오는 데 실패한 세인트루이스는 이듬해 시장에 나온 박병호에게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현지 언론은 “세인트루이스는 박병호가 필요하다. 2015년 내셔널리그 홈런 11위, 전체 30개 팀 중 25위로 홈런 하위권이었다. 현재 마이너리그 유망주 중에서도 거포가 없어 장타자가 필요하다. 2년간 스카우트들이 박병호를 지켜봤고, 성공 가능성에 대해 분석을 마쳤다”며 그를 영입해야 한다고 연일 보도했다. 세인트루이스도 박병호 데려오기에 열을 올렸지만, 그마저 1285만달러를 써낸 미네소타에 빼앗겼다.
존 모젤리악 단장은 강정호, 박병호의 영입에 실패한 뒤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아시아시장에 대한 조사는 계속될 것”이라며 한국선수들을 향한 관심을 멈추지 않았고, 한국과 일본무대에서 실력을 입증 받은 오승환을 데려가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