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은 칼 루이스(55·미국)가 역대 2번째로 육상 4관왕을 차지하며 세계적인 스타가 된 대회였다. 루이스보다 열 살 많은 리아 스털먼(65·네덜란드·사진)은 여자 원반던지기에서 우승하며 네덜란드의 육상 영웅이 됐다. 그해 ‘네덜란드 올해의 선수’도 그녀의 몫이었다. 하지만 이 영광은 금지약물 덕분이었다.
스털먼은 최근 네덜란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올림픽 당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다. 대회를 앞두고 옛 동독에서 전지훈련을 할 때 많은 선수가 이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과 경쟁하려면 어쩔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33세였던 스털먼은 이 대회를 끝으로 은퇴했다. 그녀는 우승 뒤 도핑 검사를 받았지만 금지약물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 다른 올림픽 메달리스트들도 의혹의 눈길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처음 도입된 도핑 검사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정착되기 시작했다. 당시 육상 남자 100m에서 칼 루이스를 제치고 우승한 벤 존슨(캐나다)이 도핑 검사에서 스테로이드가 검출돼 금메달을 박탈당한 게 국제적인 이슈가 됐기 때문이다. 이후 금지약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1999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산하에 세계반도핑기구(WADA)를 만들면서 ‘도핑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하지만 반도핑 기술의 발달만큼 도핑 수법도 교묘해지고 있다. 지난해 WADA는 러시아가 자국 선수들의 약물 복용을 조장하고 은폐해 왔다고 밝혔다. 러시아육상경기연맹이 자국의 반도핑위원회와 짜고 WADA가 요청한 선수들의 소변 샘플을 조작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WADA에 따르면 2012년 런던 올림픽 여자 800m 금메달리스트 마리야 사비노바도 금지약물을 복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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