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어깨 수술을 받고 재활 훈련 중인 LA 다저스의 류현진(29)이 지난해 12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롱토스 훈련을 하는 사진과 함께 올린 해시태그다. 무사히 재활 훈련을 마쳐 수술 전 구위를 회복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2016시즌 메이저리그 개막이 8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며 류현진이 성공적인 재기를 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활의 열쇠는 패스트볼의 구속이다. 체인지업, 커브 등을 주 무기로 해온 류현진에게 패스트볼의 구속은 중요하다. 패스트볼이 위력적일수록 느린 변화구의 효과가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시속 95마일의 패스트볼은 그동안 류현진에게 승리의 보증수표였다. 메이저리그 통계 사이트인 ‘브룩스베이스볼’에 따르면 2013, 2014시즌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 58경기(2014년 호주 개막전은 제외)에서 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이 95마일 이상을 기록한 경기는 11경기였다. 이 중 류현진은 8승을 챙겼다. 빠른 패스트볼을 무기로 입맛대로 타자를 공략한 것이다.
95마일대의 패스트볼은 류현진이 개인 기록을 세울 때도 함께했다. 2013년 정규시즌 중 가장 빠른 공(95.4마일)을 던졌던 LA 에인절스와의 안방경기(5월 28일)에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2014년 시즌 중 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이 가장 빨랐던(95.4마일) 5월 26일 신시내티와의 안방경기에서는 7회까지 퍼펙트 경기를 펼쳤다.
반면 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이 94마일을 넘기지 못한 24경기에서 류현진은 9승 8패를 기록했다.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이 90마일도 되지 않은 5경기에서는 2승 3패로 패가 많았다. 평균 구속 89.4마일, 최고 구속 92.2마일을 기록한 2014년 9월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는 1이닝 만에 강판당했다.
구속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류현진의 앞날이 불투명해진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류현진이 받은 어깨 수술은 팔꿈치 수술에 비해 재기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미국 언론들이 류현진을 팀의 3선발이 아닌 4, 5선발 후보로 보는 이유다. 그러나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지난 두 시즌 동안 거둔 성적이 류현진이 어깨 통증을 안고 거둔 것임을 감안해야 한다”며 “시즌 초 선발 경쟁에 매달리기보다 충분히 재활을 해서 구속을 끌어올릴 경우 팀 내 2선발로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속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변화구 구사를 늘리는 등의 스타일 변화도 생각할 수 있기는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류현진의 가장 큰 무기인 체인지업은 미국에서도 수준급으로 꼽히긴 하지만 빠른 볼이 동반되지 않으면 타자에게 난타당하기 쉽기 때문이다. 시속 150km대의 빠른 공도 실투가 들어오면 여지없이 장타로 연결하는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 체인지업 실투는 말 그대로 맛있는 먹잇감이다. 송재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구속이 떨어질 경우) 결국 제구력을 높이거나 타자에 따라 볼 배합을 다양화하는 등 새로운 숙제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류현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95’가 절실해지는 이유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