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20)이 생애 처음으로 출전하는 호주오픈에서 현역 최고의 선수와 맞붙는다.
정현은 18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 앞서 15일 발표된 대진 추첨에서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1회전을 치르게 됐다.
한국 선수가 메이저 대회에서 당대 세계 최강을 만난 건 처음이다. 이형택이 2000년 US오픈 16강전에서 맞붙었던 ‘제왕’ 피트 샘프러스는 당시 4번 시드였다. 정현이 그동안 맞붙었던 선수 가운데 세계 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는 지난해 US오픈의 스탄 바브링카(스위스)로 당시 5위였다. 공교롭게도 조코비치는 14일 바브링카와 훈련을 하며 컨디션 점검에 나섰다.
정현과 조코비치는 다윗과 골리앗에 비유될 만하다.
정현은 이번이 메이저 대회 3번째 출전인 반면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에서 지난해를 포함해 통산 5회 우승을 차지했다. 조코비치의 통산 상금은 정현(36만 달러)의 261배도 넘는 1억 달러에 육박한다. 영국의 도박사들이 예상한 조코비치의 우승 배당률은 1.7배이며, 정현은 800배. 스포츠 베팅업체는 두 선수의 맞대결에서 조코비치가 이길 확률을 95% 이상으로 예상했다. 이 정도 확률이라면 조코비치의 승리에 돈을 걸어봐야 본전만 챙기는 수준이다.
하지만 약관의 정현에게 조코비치와의 일전은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배움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메이저 3승을 거두며 압도적인 테니스 황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조코비치의 플레이를 통해 테니스에 새롭게 눈을 뜰 수 있다. 경기 일정은 추후 결정되는데 장소는 1만4820석 규모의 센터 코트인 로드 레이버 아레나가 유력해 평소 접할 수 없던 매머드 코트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정현은 “다른 상위권 선수들과 붙었을 때와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긴장도 되지만 배운다는 자세로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형택은 “차라리 잘 됐다.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초월한 상대인 만큼 편안하게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하다보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대회 홈페이지와 주요 외신은 ‘조코비치가 까다로운 대진을 만났다’, ‘한국의 떠오르는 별을 주목해야 한다’며 두 사람의 대결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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