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피플] KGC 가드 박찬희 “슬럼프? 죽기살기로 뛰는게 답”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월 19일 05시 45분


KGC 주전 포인트 가드 박찬희는 13일 KCC전에서 연속 실책을 범해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경기력 기복 때문에 최근 스타팅이 아닌 벤치멤버로 출발하는 경기가 늘어난 그는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있다. 스포츠동아DB
KGC 주전 포인트 가드 박찬희는 13일 KCC전에서 연속 실책을 범해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경기력 기복 때문에 최근 스타팅이 아닌 벤치멤버로 출발하는 경기가 늘어난 그는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대표팀서 전문 수비수 역할…오히려 독
포인트가드 김기윤의 성장에 입지 흔들
박찬희 “팀이 내게 원하는 역할에 최선”


프로농구 KGC의 가드 박찬희(29)는 최근 심한 마음고생을 했다. 그는 지난 13일 KCC와의 경기에서 경기 막판 연이은 실책을 저질러 역전패(85-87)의 주범이 됐다. 스스로에게 실망이 컸던 그는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박찬희는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나 때문에 놓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잠도 잘 이루지 못했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 갈팡질팡, 그가 혼란스러웠던 이유

박찬희는 속공 전개와 수비에 있어서는 리그 정상급 가드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장점을 앞세워 지난 2년간 한국농구대표팀에서 한 자리를 차지했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의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프로농구 시즌만 놓고 본다면 대표팀에서의 역할은 박찬희에게 마이너스 요소였다. 그는 소속팀에서는 주전 포인트가드 역할을 소화하고 있지만, 대표팀에서는 전문 수비수 역할을 부여받았다. 출전시간은 5분 내외였다. 3∼4개월 동안 벤치에서 전문수비수로 훈련을 하다 대표팀 일정을 마친 직후에는 소속팀에서 30분 이상을 뛰는 가드로 돌아와야 했다. 박찬희는 “여름 내내 수비수로 연습경기를 뛰고 훈련을 해오다가 갑자기 주전 가드 역할을 맡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2년 연속으로 여름을 경기당 5분여를 뛰던 벤치 멤버로 준비했는데 갑자기 역할을 바뀌니 그 부분이 이겨내기 힘들었고, 혼란스러웠다. 결국엔 내가 부족한 탓이다”라고 말했다.

이와중에 KGC는 2년차 포인트가드 김기윤(24)이 급성장했다. 연세대 시절부터 상대 지역방어에 대처 능력이 좋았던 김기윤은 김승기(45) 감독의 든든한 신뢰를 받았다. 박찬희의 입지가 흔들렸다. 그가 주전으로 나서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었다.

● 결론은 ‘죽기살기’

박찬희에게 13일 KCC전의 충격은 전환점이 됐다.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다. 주전자리에 대한 의욕이 생겼다. 박찬희는 “처음에는 주전멤버로 나서지 못하는 게 섭섭하기도 했지만 마음을 달리 먹었다. 팀에서 나에게 원하는 역할이 있다. 경기 상황에 따라 (김)기윤이가 더 필요한 시점이 있다. 내가 뛸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다. ‘뛰는 시간 동안에는 죽기 살기로 뛰자’고 마음 바꿔 먹었다. 한꺼번에 체력을 쏟아 부었다가 힘이 들면 교체를 하면 된다. 우리 팀에는 좋은 선수가 많기 때문이다”라고 다부지게 얘기했다.

그러나 김 감독의 박찬희에 대한 신뢰는 떨어지지 않았다. 그는 “기윤이가 슛이 정확하지만,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많다. 리딩에서는 박찬희가 낫다. 앞에서 (박)찬희가 풀어줘야지 우리 팀이 살아난다. 우리 팀의 주전 포인트가드는 박찬희다”라고 믿음을 나타냈다.

박찬희는 “우승할 때(2011∼2012시즌) 기분은 좋았지만, 그때는 (김)태술(KCC)이형이 있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지금은 내가 볼 잡는 시간이 많아졌다. 원했던 역할을 부여받았으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팀에 더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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