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의 박혜진(26)은 리그 정상급 가드다.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상을 독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이번 시즌에는 공격 리듬이 깨져 평균 득점이 한 자리 수(8.6점)에 머물고 있지만 리바운드와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세하면서 우리은행의 선두 질주를 돕고 있다. 박혜진의 실력은 상대팀 감독들도 인정한다. 삼성생명 임근배(49) 감독은 “박혜진이 지금 리그에 있는 가드 중 가장 낫지 않나. 공격·수비 능력이 다 좋고 아직도 실력이 늘고 있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우리은행 위성우(45·사진) 감독은 최근 박혜진의 경기력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위 감독은 올스타 휴식기 직전에 박혜진과 개인 면담을 갖고 따끔하게 혼냈다. 위 감독은 “시즌 초반 공격리듬이 좋지 않아서 수비와 리바운드에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그런데 지금은 쉐키나 스트릭렌이나 임영희에게 볼을 맡겨 놓고 아예 공격을 안 하려고 하더라.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 혼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여기에는 팀과 박혜진의 미래를 생각하는 위 감독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위 감독은 “이렇게 가다가는 (박)혜진이가 수비만 하는 선수가 될 수 있다. 혜진이의 장점은 공격이다. 정규리그는 쉐키나와 임영희의 득점만으로도 페이스를 이어갈 수 있겠지만, 단기전에서는 혜진이의 득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격과 수비를 모두 잘해야 한국농구를 이끄는 선수가 될 수 있다. 혜진이는 알아서 잘하는 선수다.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올스타 휴식기 동안 체력을 충전한 우리은행은 오는 20일 KB스타즈와의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후반기 일정에 돌입한다. 19승3패의 성적으로 정규리그 선두 독주를 펼치고 있는 우리은행은 우승까지 ‘매직넘버 7’만을 남겨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