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봉중근(36)은 올 시즌 풀타임 선발에 도전한다. LG로서도 나쁠 게 없다. 만약 봉중근이 제 몫을 해준다면 토종 원투펀치인 우규민(31), 류제국(33)에 헨리 소사(31), 또 한 명의 외국인투수까지 합쳐서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다. 봉중근의 보직은 5선발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다 같은 5선발이 아니다. 봉중근은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해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강한 5선발이 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 많은 이닝 소화하는 강한 5선발이 목표!
봉중근은 지난해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심한 부침을 겪었다. 결국 시즌 후반기 양상문 감독과 상의해 보직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올해는 2011년 이후 5년 만에 풀타임 선발로 뛰게 됐다. 선발로테이션에 이름을 올린 그가 세운 목표는 딱 한 가지.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강한 5선발이다. 그는 “10개 구단 4∼5선발 중에 내가 가장 잘할 자신이 있다”며 “내가 잘 던지면 1∼3선발의 어깨를 가볍게 해줄 수 있고, 중간계투들의 체력소모도 막을 수 있지 않겠는가. 올해 목표는 하나다. 선발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다. 그 외의 성적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 ‘느림의 미학’ 유희관에게서 답을 얻다!
봉중근의 롤모델은 유희관(두산)이다. 그가 꼽은 유희관의 가치는 승수보다 이닝이터로서의 능력이다. 실제로 유희관은 2014년 9개 구단 국내투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177.1이닝을 던졌고, 지난해에는 10개 구단 국내투수들 중 윤성환(삼성 194이닝)에 이어 2번째로 많은 189.2이닝을 소화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유희관의 평균 구속이 시속 130km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봉중근은 “타자들의 능력이 향상되면서 투수가 힘으로 타자를 이길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후배지만 (유)희관이의 투구를 보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 (유)희관이가 시속 130km의 공으로 타자들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수싸움과 강약조절이었다. 또 강약조절을 해야 (유)희관이처럼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 시즌 후반기 선발로 2차례 등판하면서 올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깨달았다. 겨우내 체력보강에 초점을 맞췄고, 스프링캠프에선 긴 이닝을 던질 수 있게 대비하려고 한다. 팬들에게 봉중근의 이름을 다시 알릴 수 있는 해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