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팬이라면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나테박’이라는 이름을 미리 외워두는 게 좋을 듯하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최대어 박석민을 영입하면서 NC가 짜게 된 나성범, 테임즈, 박석민으로 이어지는 막강 클린업 진영이 올 시즌 돌풍을 예고하기 있기 때문이다.
올 FA 시장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간판급 타자들의 이동이 활발했다. 넥센과 두산은 박병호(미네소타)와 김현수(볼티모어)를 메이저리그로 보냈고, 삼성과 넥센은 내부 FA인 박석민과 유한준(kt)을 놓치며 문단속에 실패했다.
○ NC는 행복한 비명, SK·kt도 기대 높아
나테박은 역대 최강 클린업으로 꼽히는 두산의 ‘우동수’(우즈, 김동주, 심정수)에 맞먹는 화력을 뽐낼 것으로 기대된다. 우동수 트리오는 2000년 홈런 99개를 합작하면서 평균 타율 0.320을 기록했다. 나테박 트리오가 지난해 친 홈런을 모두 합치면 101개이고, 평균 타율은 0.342다. 나테박 트리오의 안방구장이었던 마산과 대구구장이 우동수 트리오의 안방구장이었던 잠실야구장보다 홈런 생산에 유리하고, 경기 수도 나테박 트리오가 더 많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장타력에서는 우동수 트리오가 조금 앞선다. 하지만 타격의 정확성에서는 나테박 트리오가 우위에 있다. 여기에 나테박 트리오 뒤에는 지난해 홈런 24개에 110타점을 기록한 이호준이 버티고 있어 상대 투수들이 느끼는 공포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NC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kt도 지난해보다는 더 강한 클린업 진용을 갖출 수 있게 됐다. FA 시장을 통해 지난해 최다 안타 1위(188개)였던 유한준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베테랑 외야수 이진영을 뽑았기 때문이다. 김상현, 마르테가 지키던 중심 타선에 힘과 정교함을 갖춘 두 선수가 가세하면서 적어도 클린업 트리오에서는 다른 팀에 크게 밀리지 않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SK는 지난해 중심타자로의 가능성을 보여준 정의윤이 부상에서 회복해 명예회복을 선언한 ‘소년 장사’ 최정과 쌍포를 구축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시즌 LG 유니폼을 입고 나선 32경기에서 홈런을 한 개도 치지 못했던 정의윤은 SK로 이적한 뒤 59경기에서 홈런 14개를 터뜨렸다.
김태균이 버티고 있는 한화도 메이저리그 홈런 타자로 영입 초읽기에 들어간 윌린 로사리오가 가세하면 중심 타선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된다.
○ 두산, 삼성, 넥센은 고민
지난 시즌 우승팀 두산을 비롯해 삼성, 넥센은 새로운 클린업 진영을 짜야만 한다. 하지만 문제는 메워야 할 구멍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두산에서는 김현수의 빈자리를 대체할 후보로 박건우 등이 꼽히고 있지만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넥센은 사정이 더 급하다. 2년 전 클린업 트리오였던 강정호, 박병호, 유한준이 모두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박석민에 이어 나바로까지 이탈한 삼성도 깊은 고민에 빠졌다. 최형우, 채태인, 이승엽 등이 버티고 있기는 하지만 모두 왼손 타자여서 오른손 거포에 대한 갈증은 더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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