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대표팀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으려면 앞으로 2승만 더 거두면 된다.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조별 예선을 조 1위로 통과한 대표팀은 8강과 4강에서 2연승을 거두면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다. 대회 3위까지 올림픽 티켓이 주어지기 때문에 4강에서 져도 3, 4위전에서 이기면 된다.
대회 개막 전까지만 해도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던 대표팀은 부상 선수 등으로 시름하던 미드필더 등 공격진의 부활과 신태용 감독의 ‘팔색조’ 전술이 조화를 이루며 강팀의 면모를 갖춰 가고 있다. 신 감독은 “이제 대표팀을 최약체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국내 전문가들의 평가도 다르지 않다. 조별 예선에서 보여준 경기력이라면 올림픽 티켓을 따내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 골 감각 되찾은 미드필더
대표팀은 조별 예선에서 8골을 터뜨렸다. 20일까지 8강 진출이 확정된 6개 팀 가운데 카타르(9골)에 이어 2위. 확실한 최전방 골잡이가 없는 대표팀이지만 권창훈(수원·3골) 문창진(포항·2골) 류승우(레버쿠젠·1골) 등 공격력을 갖춘 미드필더들이 골을 터뜨려 우려를 씻어냈다. 세 선수는 대회 전 부상과 경기력 저하 등으로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신 감독은 출전 시간을 조절하고, 미팅 등을 통해 자신감을 북돋웠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신 감독은 선수의 성적이 부진하면 선수 특성에 맞춰 대화를 나누거나 스킨십 등을 강화하는 등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능하다”고 전했다. 신 감독은 지난해 5개월간 재활에 매달렸던 문창진에게 “현역 시절 나와 가장 비슷한 선수다”라며 자신감을 심어줬다.
20일 1-1로 비긴 이라크와의 조별예선 3차전에서는 골 가뭄에 시달렸던 김현(제주)을 투입해 성공을 거뒀다. 10개월 만에 골을 넣은 장신(190cm) 공격수 김현은 제공권이 필요한 상황에 투입돼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공격 옵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 감독은 “김현이 자신감이 붙었다. 상황이 되면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유연한 팔색조 전술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4-4-2 등 3개의 포메이션을 사용 중이다. 이라크 관계자는 “한국은 매 경기 다른 전술을 사용한다”며 혀를 내둘렀다.
안정적 승리를 목표로 하는 대표팀 특성을 감안할 때 ‘신태용호’의 전술은 이례적이다. 그러나 반대로 다양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는 8강 토너먼트부터는 더 큰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단판 승부에서는 반드시 골이 필요한 상황, 수비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 등 변화가 심하다”며 “선수들이 전술을 완벽히 이해하면 포메이션 변화를 통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대표팀이 공격 중심의 전술을 사용할 때 수비와 미드필더의 간격이 벌어지고, 수비 집중력이 떨어지는 약점은 8강을 앞두고 보완해야 한다. 신 감독은 “조별 예선에서는 전력 노출을 막기 위해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았다. 8강부터는 매 경기 결승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이 4강에 오르면 카타르(A조 1위)-북한(B조 2위)의 8강전 승자와 맞붙게 된다. 대회 개최국 카타르는 조별 리그를 3전 전승으로 통과했다. 북한은 사우디아라비아, 태국과 승점이 같았지만 승점이 같은 팀 간 경기의 다득점에서 앞서 8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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