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테니스 기대주’ 임호원 “정현 형처럼 잘하고 싶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2일 15시 42분


임호원 선수. 주득환 코치 제공
임호원 선수. 주득환 코치 제공
10년 전 일이다. 여덟 살 소년은 여름방학 때 경남 함양의 외갓집에 놀러갔다 그곳에서 8톤 트럭에 치이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2년 가까이 입원했던 그는 두 다리를 잃었다. 하지만 테니스 라켓을 통해 새로운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한국 휠체어 테니스의 희망으로 불리는 임호원(18·수원 삼일공고)이다.

임호원은 스포츠토토 휠체어 팀과 함께 호주오픈이 열리는 호주 멜버른에서 20일 가까이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멜버른오픈 휠체어 대회에도 출전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임호원은 “세계 상위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많은 공부를 했다. 기본기와 체력을 끌어올려야 하고 서브와 리시브 보완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테니스 라켓을 처음 잡은 임호원은 현재 세계 휠체어 테니스 랭킹 34위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다. 랭킹 50위 이내 선수 중 최연소다. 2013년 아시아장애청소년대회에서 한국 휠체어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은메달을 따낸 그는 지난해 3월 고교생 최초로 성인 대표팀에 뽑혔다. 체육진흥투표권 수탁사업자인 케이토토의 지원 속에 실력을 키우고 있는 임호원은 올 하반기 스포츠토토 팀에 입단할 계획이다. 주득환 스포츠토토 팀 코치는 “호원이는 휠체어 스피드가 빠르고 승부욕도 강하다. 무엇보다 영리해 상대 플레이를 읽는 능력이 뛰어나다. 밝고 긍정적인 성격도 장점이다”고 칭찬했다.

임호원은 한국 테니스 에이스인 정현의 고교 2년 후배다. 정현의 아버지인 정석진 감독은 임호원이 다니는 수원 삼일공고 테니스부 감독이다. 임호원은 “정현 형이 호주오픈에서 세계 1위 조코비치와 경기하는 걸 보고 감동받았다. 나도 형처럼 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호원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현은 “나 역시 올림픽에 꼭 나가고 싶다. 호원이가 공치는 모습을 몇 번 봤는데 내가 배울 점도 많았다”고 칭찬했다. 5월 말 발표되는 세계 휠체어 테니스 랭킹에서 34위 이내에 들어야 패럴림픽 출전권을 확보하는 임호원은 “상반기에 국제대회에 자주 출전해 세계 랭킹을 20위 이내로 끌어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멜버른=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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