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보다 키는 작았지만 승부욕은 가장 강했다. 팀이 이기고 있을 때도 상대 팀 진영에서 거친 태클을 하는 그에게 상대팀 코칭스태프는 “지나치다”고 핀잔을 줬다.
올림픽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희찬(20·잘츠부르크)의 경기 신곡초등학교 시절 얘기다. 한국유소년축구연맹 관계자는 “황희찬이 유럽(오스트리아)에 진출할 때 (주전경쟁에서 밀려) 실력이 정체될까봐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신태용호’에서의 모습을 보니 키(177㎝)도 많이 컸고, 기량도 많이 좋아진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대표팀 막내 황희찬은 신태용호에서 공격을 이끄는 핵심 선수다. 상대 문전을 파고드는 그의 돌파력은 루이스 수아레스(FC 바르셀로나)와 닮았다. 그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조별 예선에서 문창진(포항) 권창훈(수원) 등 선배들의 골을 도우며 한국의 8강행을 이끌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직 골 맛을 보지 못했다는 것. 황희찬의 승부욕을 아는 신태용 감독은 “황희찬은 수비진을 돌파해 2선 공격수들에게 골 기회를 만들어 준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팀 중 황희찬 같은 저돌적 스트라이커를 보유한 팀은 없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대표팀은 23일 오후 10시30분 카타르 도하에서 요르단과 8강전을 치른다. 3위까지 올림픽 본선 티켓이 주어지기 때문에 요르단에게 지면 본선 진출이 무산된다. 수비가 강한 요르단에 고전하지 않기 위해서는 빠른 시간 안에 선제골을 넣어야 한다. 대표팀 최전방을 맡고 있는 황희찬의 발끝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황희찬은 “자만하지 않고 그동안 준비대로 경기하겠다. 골이든, 도움이든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대표팀은 21일 상대의 밀집 수비에 대비해 코너킥과 프리킥 등의 세트피스 훈련을 집중적으로 했다.
댓글 0